소리 없는 세계

문일곰 작가

by 케쓰



그림이 움직이고, 글자가 장난감이 되는 소리 없는 세계.


픽셀로 감정을 표현하고, 글자를 장난감처럼 다루는 청각장애 예술가 문일곰. 그는 듣지 못하는 대신, 시각과 상상력으로 세상과 대화한다. 이 글은 문일곰 작가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장애와 감각, 예술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들여다본다.


문일곰 작가의 작업을 보고 있으면, 내가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메시지를 담은 도트, 웃음을 표현하는 작업, 그리고 그 집요한 상상력.

이 이야기는 단순한 예술 활동을 넘어서, 한 사람이 자신의 감각을 통해 세상과 소통해온 작고도 단단한 유머를 담고 있다. 이제 우리는, 그의 픽셀과 메시지 위에 즐거이 귀를 기울이려 한다. 듣지 못하는 세상 속에서도, 들려주는 예술이 분명히 있다는 걸 문일곰 작가의 작업은 다시금 말해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0.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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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디지털 아티스트 활동하고 있는 문일곰이라고 합니다. 최근 주로 픽셀과 영상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1. ‘문곰’이라는 이름에는 어떤 이미지와 정체성이 담겨 있나요? 작가명에 담긴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전에 별명으로도 이용한 이름인데요, 작가명으로 옮겨서 그대로 썼습니다. '문곰' 에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요, 거꾸로해도 문곰이라는 의미처럼 독특한 방식으로 무언가를 나타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제 눈썹이 진하다보니, 주로 사람들이 전에 '라이언'이라는 캐릭터와 곰형태가 비슷하다고 문곰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2. 청각장애라는 조건은 작가님에게 어떤 독특한 시선이나 관찰 습관을 만들어줬나요? 그것이 작업에 어떤 방식으로 녹아드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픽셀 아트, 영상 그리고 설치미술 위주로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제 작업은 일상 속에서 얻은 영감이나 제가 주로 꿈에 꿨던 것들을 모티브 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탄생합니다. 평범한 물건이나 상황들이 상상을 통해 합쳐서 다른 이야기로 바뀌가며 다른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이죠. 이렇게 작은 변화들이 어떻게 새로운 스토리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 힘을 상상력을 통해 보여주고자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일상을 살다 보면 놓치는 것이 많은데, 저는 그 부분들을 보며 '이렇게 하면 재미있는거 같은데?'라는 부분이 상상을 많이 하기도 해요. 소소한 일상에 놓치는 부분을 제가 재미있게 메시지를 담아서 보여주는거라고 보면 될거 같습니다.



3. 'ㅋㅋㅋ'라는 3D 출력물 작업을 통해 다양한 미적 영역을 확장하고 계신데요, 물리적 상호작용이 가능한 예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KakaoTalk_20250623_102426916.png 3D 텍스트 작품 'ㅋㅋㅋ' – 시각 기반 청각장애 예술 표현의 실험


이 작품은 제일 고생한 작품이였어요. 3d 프린터로 작업하는거라 열 번을 시도해서 겨우겨우 만들었던 작품이예요 ㅠㅠ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나에게 글자는 장난감이다.' 저는 글자를 좋아하고, 평범한 글자에 재미를 더해서 보여주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제가 청각장애가 있다보니까 소리 보다 제일 중요한것은 시각이거든요. '보는 시선에 이 글자를 어떻게 해야 소리 대신에 시각으로 이해할수 있을까?' 를 주로 생각하며 작업하곤 합니다.


3-1. 작가님의 작업을 통해 관객이 ‘다르게 보는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면, 그들이 어떤 감정을 가장 먼저 느끼길 바라시나요?


제 작품이 대부분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이유가, 제가 가지고 있는 청각장애가 있잖아요. 귀가 안들리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소통을 해도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종종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기 위해 작품을 메시지를 담아서 표현하는건데요. 보통 사람들이 일상에 지내다보면 지치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위로되거나 재미있는 것을 통해 유쾌하고 재미있는 그런 긍정적인 부분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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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앞으로 영상과 시각예술 사이에서, 혹은 매체를 넘나드는 작업 속에서 가장 도전해보고 싶은 형식이나 주제는 무엇인가요?


https://www.instagram.com/_mundream?igsh=azN6Z2tvcGliOWdq



인스타그램 / 문일곰 작가 - 앞으로 작품 및 작가활동 게시 예정


https://www.youtube.com/@mundream

제 유튜브에 '단편영상'이라는, 소리와 자막없이 그런 형식으로 만든 예술 관련 영상이 있습니다. 소품을 이용해서 재미있는 이런 예술 영상을 만들려고 연구중에 있습니다. 많이 봐주세요!



5. 지금까지 작업하셨던 작품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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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아끼는 픽셀 아트 작품은 ‘도시 위를 떠다니는 곰’입니다. 이 작품은 픽셀 기반 시각예술 작업의 방향성을 잡게 해준 계기였어요. 확대해보면 그림이 거의 네모네모 되어있을거예요. 곰은 저를 상징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



6. 문일곰 작가님의 작품을 감상하는 대중들이 가장 느꼈으면 하는 감정이 있을까요?


'장애를 가진 사람은 못할거야' 라고 생각하는 분들을 만나기도 해요. 하지만 누구나 할수 있고, 좋아하는 일로써 '나도 가능하다' 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장애인들도 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렇게 활동하고 있고요. 나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지친 일상에 제 작품들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힐링을 하시면 좋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문일곰 작가와 인터뷰하는 동안 내내 웃음만 가득했다. 그러면서 내 주변을 이루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시선을 줘보았다. 어쩌면 우리가 너무 익숙해져서 무심히 흘려보냈던 것들이 그에게는 상상의 재료가 되고, 상처를 보듬는 메시지가 되었을 수 있었겠다 - 하는 생각과 함께. 문일곰 작가는 장애 예술가의 가능성과 표현의 다양성에 대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문일곰 작가는 말 대신 이미지로, 소리 대신 픽셀과 움직임으로 이야기한다. 그의 작업은 조용하지만 강렬하다. 언어보다도 더 깊은 공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문일곰 작가와의 대화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무수한 아티스트들의 노력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다. 문일곰 작가 또한 '나도 할 수 있다'는 작은 용기를 가지고, '당신도 괜찮다'는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앞으로도 문일곰 작가의 이야기를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는, 그런 인터뷰였다.


keth와 인터뷰 하러 가기 > https://buly.kr/74WsBQ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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