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반복되는 일상
취업준비를 하며 덩달아 아이들도 나와 같이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아직 출근은 하지도 않았는데 출근하는 사람처럼 서두르며 준비한다. 오래간만에 심장이 쫄깃해지면서 스트레스 지수가 상승하는 게 느껴진다. 뒤통수에서 열감이 일기 시작했다.
일찍 일어나서 내가 먼저 준비를 마치고 아이들을 깨우면 울음과 칭얼거림으로 시작한다.
어린이집 가고 싶지 않아!
엄마, 가지 마! 집에 있어!
안돼, 엄마는 가야 해. 이러다가 시간 되면 엄마는 너희들 놓고 가야 해. 어서 준비해서 어린이집에 가자. 가서 재밌게 놀자.
싫어~~~ 우앙~~
아휴... 매일 이런다. 저녁에 1시간 정도 늦게 데리러 가면서부터 계속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아이들은 아직 시계를 잘 볼 줄 모르니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차례차례로 하원하는 걸로 시간을 대충 가늠한다. 오늘은 누가 간 다음에 왔다며 엄청 뾰로통해지거나 누구보다 일찍 가는 날이면 갑자기 당당해지면서 어깨까지 으쓱댄다. 이렇듯 작은 일에도 감정이 들뜨기도 하고 침울해지기도 한다.
오늘은 컨디션이 살짝 안 좋은데도 나름 일찍 일어나서 나부터 단디 챙기고 일찍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나름 기뻐하고 있던 참이었다. 쿠궁... 그런데 아이들이 도통 일어날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어쩌나... 겨우 15분 정도 앞당겨 깨웠을 뿐인데 이렇게 힘들어하다니. 결국에는 약간의 엄포 아닌 엄포를 놓는다. 엄마 지금 나간다고 말이다. 간단하게나마 빵을 챙겨놨다. 세수하고 볼일 보고 나올 때까지 차분히 기다렸다가 음식을 먹이며 옷을 서둘러 입힌다. 둘 다 엄마가 좋다며 안아달라고도 하고 다리사이에 앉으려고도 한다. 잘 때는 그렇게 어퍼컷을 날리고 발로 차다가도 일어나기만 하면 이렇게 엉겨 붙는다. 감사한 일이고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까지도 표현 방법이 어른처럼 성숙하지 않아 칭얼거림이 어느 정도는 동반된다. 서로 질투하며 엄마품을 차지하려고 든다. 엄마가 준 음식에 타박도 없이 군말하지 않고 잘 먹어주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손에 들고만 있는 것이었다. 첫째는 반 정도 먹고는 손을 놓았는데 둘째가 계속 들고만 있다가 외투까지 다 차려입은 상태에서 우유를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알았다며 주겠다고 대꾸하며 흰 우유를 따라주었다. 그런데 바나나 우유 먹고 싶다고 믹스를 타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욱! 하며 화가 불끈 났다.
너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아!!
크게 소리 지르며 믹스를 타서 아이에게 한 모금 먹여주었다. 폭군이 따로 없다. 물론 아이는 갑자기 큰 소리가 나자 울음을 터트렸고 말이다.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고 나서 신발을 신는데 어제저녁에 바나나 우유 믹스를 타주지 않는 대신 다음 날 아침에 해주겠다고 말했던 게 생각났다. 아뿔싸... 내가 약속을 했었구나... 그런데 오늘따라 자존심이 쓸데없이 힘을 풀지 않는다. 결국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못 한 게 아니라 안 하고 그렇게 등원을 시켜버렸다. 미안한 마음을 하루종일 갖고 있겠지. 빨리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만큼 찝찝함을 가져가야겠다. 그래야 다음에는 조금이라도 그렇게 하지 않겠지. 저녁에 만나면 미안하다고 꼭 이야기해 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