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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UNGIL큰길 Sep 09. 2021

퇴근 후 하지 말아야 할 것들



비워야 새로 채울 수 있다.


퇴근 후 새로운 활동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쓸모없는 활동들을 비워내는 게 우선이다. 이미 저녁 시간이 다른 일로 가득 채워져 있다면, 새로운 것들을 끼워 넣을 여유가 없을 것이다. 또한, 불규칙한 생활 습관 역시 바꿔야 할 대상이다. 매일 들쑥날쑥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서, 계획한 일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퇴근 이후에는 온갖 유혹들이 우리를 기다린다. 회사에서 고된 하루를 보낸 후 그냥 집에 들어가기 아쉬워 동료들과 술 한잔하며 회포를 풀기도 하고,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나 저녁을 먹으며 수다를 떨기도 한다. 세상에 맛집은 왜 이리 많은지 맛집 찾는 재미에 모임도 일부러 만들게 된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원하지 않아도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할 회식이나 모임도 정말 많다.

 

그러나 이런 저녁 모임이나 술자리는 그 순간은 달콤할지 몰라도, 우리 인생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간 계획을 세웠거나 앞으로 세울 계획이 있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피해야 할 대상이다. 잦은 저녁 약속은 불규칙한 생활 습관을 만드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나는 술자리에 자주 참석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단 몇 번의 술자리로도 애써 만들어가던 좋은 습관들을 계속 이어가지 못한 경험이 있다.

 

한참 독서 습관을 만들어 갈 때였다. 책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퇴근 후는 물론 시간이 있을 때마다 틈틈이 책을 읽었다. 집에서 회사까지 거리가 있어 저녁 모임이나 술자리에 자주 참석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기 때문에 일찍 퇴근해서 꽤 오랜 기간 독서를 이어 갈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 읽고 싶은 책들이 많아졌다. 이번엔 확실히 책 읽기 습관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데 습관이 자리를 잡아갈 때쯤 갑작스럽게 술자리 약속이 연달아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과음을 하는 음주 습관이 있었던 터라 술을 마시면 매번 집에 들어가는 시간은 새벽 한 시가 넘어있었다. 그다음 날의 숙취도 문제였다. 몇 번의 술 약속쯤은 괜찮을 거로 생각했지만, 결국 독서 습관은 끊기고 말았다.

 

인간의 의지력은 근육처럼 작동한다고 한다. 우리의 의지도 근육처럼 쓸 수 있는 한계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 강약의 차이는 있겠지만, 새롭게 다짐하고, 포기하기를 반복하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수밖에 없다. 애써 만들어가던 습관이 끊기면 다시 시작하는 데 대단한 노력과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이유이다. 우리는 종종 인간의 의지가 얼마나 나약한지를 간과한다. 각종 유혹 앞에서 ‘이번 한 번쯤은 괜찮겠지?’라고 타협을 한다. 


나는 새롭게 습관을 만들어 갈 때는 회식이나 술자리를 피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참석해야 하는 자리라면 될 수 있으면 술을 마시지 않거나, 적게 마시고 일찍 귀가하려고 노력한다. 나는 승진하고 축하받는 자리에서도 술을 마시지 않았다. 평소와 다른 나의 모습에 나를 축하해주기 위해 모인 동료들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차를 가져왔기 때문에 술을 마실 수 없다고 둘러대긴 했지만, 그때가 한참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만들어 갈 때였다. 나 역시, 인생에 몇 번이나 있을지 모를 승진 축하를 받는 자리에서 맘껏 마시고 즐기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끝까지 꾹꾹 참아냈다. 한 번의 타협으로 어렵게 만들어 오던 습관이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다면 허용 기준을 만들어라


퇴근 후 습관을 바꾸기 위해 가급적 저녁 모임이나 회식은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피할 수 없는 경우도 다반사다. 특히, 대한민국은 관계 중심 사회이기에 퇴근 후 모임에 참석하지 않아 발생하는 불이익도 있을 수 있다. 직장 내에서의 동료나 상사와의 유대 관계 형성이나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스마트한 대응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마트하게 대처하는 방법의 하나는 자신만의 허용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술자리 모임이라면 취하지 않을 수준의 주량을 정해놓고, 그 이상은 마시지 않는다거나, 귀가가 너무 늦지 않도록 자리에서 일어나는 시간을 정해놓는 것이다. 이러한 허용 기준을 만들어 놓고 그 규칙을 계속 지키려 노력한다면, 함께 하는 동료들과의 친분을 유지하면서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을뿐더러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으로 인식시킬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멀쩡한 정신으로 일찍 귀가한다면 다음 날 활동에 영향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나는 약속 장소를 정할 때 사람들은 보통 다른 누군가가 알아봐 주길 좋아한다는 경향을 파악하고, 식당 예약을 자진해서 맡을 때가 많다. 그 이유는 내가 직접 예약을 하게 되면, 약속 장소 위치를 결정하는데 주도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좀 더 귀가가 편한 곳이나,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약속 장소를 결정할 수 있다. 물론, 나만 편리한 귀가를 생각하지 않고, 모임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 귀가까지 같이 고려하는 편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잦은 저녁 모임을 피할 수 없다고 즐기기만 한다면 어떨까? 몸도 상하고,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되고 말 것이다. 가족이 있다면, 평탄한 가정생활을 유지하기도 힘들 것이다. 만일 피할 수 없다면 자신만의 현명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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