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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UNGIL큰길 Apr 27. 2021

습관!! 힘들이지 않고 만들 수는 없을까?

힘들이지 않고 좋은 습관을 만드는 법

  나는 시간계획표를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 보았다. 기존에 보내고 있던 시간의 틀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간단히 실행할 수 있게 만들어 보려 했다. 그런데 막상 만들고 나니 의도와는 다르게 꽤 복잡해 보이는 시간표가 완성됐다. 특히 아침 기상시간이 기존에 비해 1시간 20분이나 빨라졌다는 것과 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촘촘한 계획과 함께 커지는 건 부담감이었다. 다시 의문이 생겼다. 과연 내가 계획대로 실행에 옮길 수 있을까?



  나는 좀 더 실행하기 쉬운 방법을 찾아야 했다. 힘들이지 않고 쉽게 계획을 실행하는 방법은 없을까? 기존에 내가 일상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각 시간마다 해야 할 일을 별로 신경 쓰지 않으며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랜 시간 쌓인 패턴에 따라 몸이 알아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만일 내가 계획한 일을 반복적인 행동 패턴을 만들어 지속한다면 그게 습관이 되고 습관은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나를 스스로 움직이게 할 것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오랜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으로 일상을 채우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한 가지 계획을 직접 실행에 옮겨 보기로 했다. 처음으로 도전한 것은 아침 1시간 일찍 일어나는 행동 패턴 만들기였다. 그때는 12월의 한 겨울이었다. 일어나기로 계획한 6시는 아직 어두컴컴하고 춥기까지 해서 단번에 이불을 박차고 나오기란 쉽지 않았다.


  그때 마침 ‘타이탄의 도구들'이라는 책을 읽고 있었다. 나는 이 책들 통해 아침 기상을 위한 몇 가지 패턴을 만드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저자 팀 페리스는 수백 명의 타이탄(성공한 사람)을 만날 때마다 "당신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뭘 합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 질문에 타이탄들은 잠자리를 정리하고, 명상을 하며, 팔 굽혀 펴기와 같이 간단한 동작을 반복하며, 차를 마시고, 아침 일기를 쓴다고 했다.


  나 역시 일어나자마자 글을 쓰겠다는 생각보다는 이불을 정리하고 차를 마시겠다는 생각을 하자, 아침에 일어나는 부담이 줄어들었다. 잠자리 이불을 정리하는데 1분도 채 걸리지 않아 계획을 실행하는데 부담이 크지 않았고, 내가 좋아하는 달달한 밀크티를 직접 끓여 마시는 재미에 쉽게 잠자리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렇게 잠이 깬 후 글쓰기 시간을 갖었다. 이렇게 매일 아침 반복 패턴을 만들어 지속했다. 꾸준히 3개월 정도를 계속하니 아침 6시 기상이 전혀 어렵지 않게 됐고 글쓰기 습관을 가질 수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당신이 반복적으로 하는 일, 그것이 당신이다. 탁월함은 행동이 아니라 습관에서 만들어진다’라고 하였다. 그의 말처럼 계획한 것들을 반복적인 행동 패턴으로 만들어 일상에 자리 잡게 한다면, 쉬운 실행과 함께 내 인생에 극적인 변화도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오랜 습관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인간의 뇌는 불확실성을 싫어하고, 경험을 통해 얻은 안전한 행위들만 유지하려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익숙한 행동은 지속하려 하지만, 낯선 행동은 거부하는 특성이 있다. 그런 이유로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새로운 것을 습관으로 정착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거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내가 자기 계발에 관심을 가졌지만 매번 실패를 맛보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독서에 흥미를 느껴 특정 기간 책을 많이 읽긴 했지만 오래 지속하지 못했다. 운동을 하겠다며 헬스장 3개월 이용권을 끊어놓고 10번도 채 가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은 처음의 야심 찬 계획과 달리, 오래 지속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이러다 보니 스스로 의지가 약한 존재라는 생각에 자존감이 낮아지고 과감히 새로운 도전을 하지 못하곤 했다.


  그러나 내가 목표했던 것을 지속하지 못하고 실패를 거듭했던 이유가 나의 의지가 부족하거나 나약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미 내 몸과 마음에 형성된 오래된 습관들이 내가 새롭게 시도하고자 했던 것들에 강하게 거부하고, 저항했기 때문이다. 마치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입하면 면역체계가 형성되어 우리 몸을 보호하듯, 오랜 기간 몸에 밴 습관들은 내가 만들고자 했던 새로운 습관들을 완고히 거부했다.

 

  우리는 몸을 보호하기 위해 백신 예방 주사를 맞듯, 좋은 인생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습관이라는 백신을 우리 삶에 투여해야 한다. 그러나 좋은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일종의 거부 반응이 나타날 때는 다른 특단의 대책도 필요하다.


  <대통령의 글쓰기>의 강원국 작가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 2대에 걸쳐 연설 비서관을 지낸 글쓰기에 관한 한 최고의 베테랑이다. 그런 그도 <대통령의 글쓰기>를 집필할 당시 글이 써지지 않아 20일을 그냥 흘려보냈다고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했고, 마침내 글을 쓸 수 있는 동력을 찾았다.


  그는 매일 아침 일어나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카페에 들러 커피를 샀다. 그리고 집에 와서 샤워하고 거실 한구석에 있는 앉은뱅이책상에 앉아 글을 썼다. 이를 반복했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때도 되풀이했다. 산책, 커피, 샤워, 책 쓰기 순서로 글을 쓰기 위한 행동 패턴을 만든 것이다. 그는 그때의 일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고 한다.


 “이렇게 일정 기간 되풀이하니 산책을 시작하면 뇌가 이제 글을 쓰려나 보다 생각한다. 그래도 쓰지 않기를 기대한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커피를 사면 잠깐 고민한다. '이전 같이 버틸까? 버티는 것도 만만찮게 힘들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싸워야 하지? 이 사람은 계속 이럴 것 같은데? 내가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아, 너무 힘들다.' 그리고 이내 체념한다. '차라리 도와주고 끝내자. 그게 편하겠어.' 머리를 감거나 샤워를 하면 뇌가 생각을 마구 던져준다. '이런 내용 어때요? 이것 한번 써보세요.' 빨리 끝내고 싶은 거다. 책상에 앉으면 술술 써진다.

 

  세계적인 자기 계발 분야 대가이자,  <네 안의 잠든 거인을 깨워라>의 저자 안 서니 라빈스도 ‘어떤 행동이든 강한 욕구를 가지고 충분히 반복한다면 평생을 이끌어줄 습관적 패턴을 개발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특히, 습관으로 정착될 때까지의 반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반복 행동이 뇌의 신경회로에 학습이 되기까지는 21일이 소요되고, 습관으로 정착이 되기까지는 3달이 걸린다고 하였다.

    

  결국 시간 계획은 습관 만들기에서 성공의 열쇠를 찾을 수 있었다. 내가 계획한 일을 정해진 시간에 습관으로 정착할 때까지 꾸준히 할 수 있다면 그다음부터는 몸이 저절로 반응할 것이다. 그때까지 내가 할 일은 뇌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까지 반복하는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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