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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UNGIL큰길 Apr 30. 2021

하루 점검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만들다.


“자기야, 다이어트를 하려고 하는데, 운동을 꾸준히 할 방법이 없을까?”


어느 날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옆자리에 앉은 아내가 말을 건넸다. 매번 다이어트를 위해서 운동을 시작하지만, 며칠을 지속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나 역시도 바로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글쎄, 운동이든 공부든 매일 할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혼자만의 의지로는 어려운 것 같아.”


그러자 잠시 후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라 아내에게 말했다.


“매일 해야 할 운동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만들면 어떨까? 실천한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어 보람도 느낄 거고, 거기에 체중 변화까지 표기하면 재미도 쏠쏠할 것 같은데….”


내 말을 듣고 아내는 처음엔 좋은 생각 같다면서 맞장구를 쳤지만, 체크리스트를 만들려니 귀찮을 것 같다며 이내 회의적으로 변했다. 결국 나의 아이디어는 아내의 다이어트를 돕는 방안으로써 선택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나는 그 날 이후로도 계획을 실행하는데 체크리스트를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하지만 막상 언제 어느 상황에서 사용해야 할지는 딱히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기억 한 편에 묻어두고 있었다.


그 후로부터 몇 년이 지나서야 내가 아내에게 권유했던 체크리스트를 사용할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내가 계획한 일을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도구로서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계획을 실행하는 초반에는 내 기억만으로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일일이 기억하기도 쉽지 않은데 체크리스트를 사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나는 계획한 일을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반응하는 단계, 습관이 만들어질 때까지는 하루하루 실행 여부를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기로 했다. 반드시 이번에 계획한 일을 흐지부지 끝내지 않겠다는 결연한 각오와 함께 체크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미 설정한 목표와 조정된 시간 계획에 맞추어 하루 점검표를 만들었다. 여느 점검표와 마찬가지로 시간과 점검해야 할 일 목록으로 채워 넣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될 수 있는 한 간단하고 쉽게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매시간 촘촘히 실천사항을 가득 채워 넣는 방식은 오랜 기간 지속하기 어려운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에 구속받는 느낌이 들고,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을 때 자책감이 들어 금방 지겹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 구성을 크게 다섯 개의 시간대로 구분하였다. 기상 후 시간, 출근 시 이동 시간, 업무시간, 퇴근 후 이동 시간, 퇴근 후 저녁 시간이다. 그리고 각각의 시간대에 점검해야 할 일에 대한 목록을 만들었다.


할 일 목록은 간단하면서도 습관적으로 튀어나오는 행동 패턴을 만들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가령 기상 후 시간의 경우, 나는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이불을 개고, 차나 물을 마시고, 감사일기를 쓰고, 책을 읽거나 쓰는 일련의 과정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다른 한 가지 특징은 해야 할 일을 작은 행동들로 구성하였다는 점이다. 한 가지 활동을 하는데 아주 잠깐의 시간이 소요되거나 작은 노력으로도 실천이 가능한 수준으로 하여 부담을 최소 하고자 했다. 이렇게 작게 세운 목표를 수치화하여 실천 여부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이렇게 작게 세운 목표는 궁극적으로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 큰 행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상체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나는 팔 굽혀 펴기 1회를 목표로 첫 발걸음을 뗐다. 그러나 실행 날짜가 거듭될수록 한 번 시작하면 1회로 끝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점차 횟수는 늘어나고 몸이 단단해짐을 느껴지자 운동량은 더욱 많아졌고, 조깅이나 다른 근력 운동까지 관심 영역이 넓어졌다.         


작은 목표나 습관 만들기의 효과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책에서도 언급됐지만,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점검하니 훨씬 더 효과가 크다는 것을 스스로 알 수 있었다.    




보람과 재미가 쏠쏠한 체크리스트 활용법


나는 체크리스트를 작게 만들어 손수첩에(한 손에 쏙 들어오는 수첩에) 붙여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언제 어디서든 꺼내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완벽히 습관이 들 때까지는 지속해서 해야 할 일 목록을 확인하고, 실행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시간이 흐르면서 무심코 지나치는 일들이 발생하게 되고 체크리스트가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사실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그것을 출력해서 다이어리나 수첩에 넣어 다니는 것에 번거로움이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번 양식을 만들어 놓으면 그 이후부터는 약간의 내용 수정만 필요하므로 시간도 많이 소요되지 않고, 생각만큼 번거롭지도 않다. 오히려 그 행위 자체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나는 매 순간 점검표의 내용을 확인하며 실천한 것에 동그라미를 그려 넣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하루를 보내면서 점차 늘어나는 동그라미 개수를 확인하며 전에 없었던 성취감을 느낀다. 나의 체크리스트에 가득 채워진 동그라미의 수는 내가 계획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는 만큼 나의 목표를 향해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체크리스트는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주어진 상황에 맞추어 변경할 수도 있다. 또한 체크리스트는 가급적 습관이 형성되는 기간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습관이 형성되는데 62일이 소요된다고 한다. 나는 주 단위로 자기 점검표를 만들면서 계획에 변경되는 부분이 있으면, 이를 반영하여 점검표를 수정한다.


그리고 단기간 이뤄야 할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 성취를 중심으로 체크리스트를 조정할 수도 있다. 체크리스트는 우리 인생에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게 만드는 획기적인 도구이다. 마음속에 무엇인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지금 당장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보자. 머릿속에 목표가 있는 것만으로는 우리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목표를 시각화하고 그것에 대한 행동계획을 끄집어내야 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강력한 도구가 바로 체크리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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