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 지키는 소년

커서는 무얼 지킬까?

by 허근

미세먼지도 없고

먹을 것도 없었던 시절

계란은 귀한 먹거리


바다 바람 부는 마을

보리농사

감자 농사

전부인 먹거리에서

창고 닭장은

고기도 먹고 알도 먹는

집안 보물 창고


밭일을 다녀오면

하나 둘 없어지는 귀한 알

다음 날은

서너 개 없어지는 귀한 알


엄마는 밭일을 나가기 전

5살 난 아들에게

닭장을 지키고 있으라 했다

귀한 알 훔쳐가지 못하게


소년은 닭장 앞에서

엄마가 밭일에서 돌아올 때까지

닭장 앞 땅바닥에 나뭇가지로

8시간 동안 그림을 그린다


남은 건

하나도 없어지지 않은 알

땅바닥에 지우고 다시 그린 그림


소년은

알을 지킨 걸까

엄마 말을 지킨 걸까


소년은 자라서

아내와 자식을 지키고 있다


사라지면

소년보다

없어지면 안 되는 그 알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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