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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근 Jul 14. 2019

세가지 우산

대한민국, 서울에 사는 50대 보통 남자는 세가지 우산을 쓰고 살아왔다.

태어나서 초등학교까지는 '부모님'이란 우산,

중학교에서 대학까지는 '학교'라는 우산,

졸업후 취업을 하면 '직장'이란 우산.


첫번째 우산은'우산'인지도 모르고

두번째 우산은 가끔 도망가고 싶지만 그 속에 있으면 편안한 '우산'이다.

세번째 우산은 처음에는'골프우산'인줄 알았지만 점점 '편의점 우산'이 된다.


'직장'이란 우산은 

처음 삶을 편하게 해주는 모습으로 다가오지만

10년, 20년이 지나면

비도 오지 않는데 두려워서 접지 못하는 '양산'이 되어 버린다.


우산이 양산이 되지 않기 위해선

버릴줄 알아야한다. 

그것도 과감히.



하지만 난,

과감히 버렸다가 후회했다.

혼자만 비 맞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혼자가 아니었다.


그래

내가 이제까지 온 것도 

앞으로 갈 길도

혼자이기 때문에 온 것도, 갈 것도 아니었다.


부모님

우리 애들

그리고

내가 우산없이 비맞고 있을 때

묵묵히 같이 맞아준 내 반쪽.


우산이

직장이든

돈이든

믿음이든

그런건 상관없다.


내가 

비 맞을때 같이 있어준 

내 반쪽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이젠 

비가 올 것 같으면

정류장에서

우산들고 내 사람들을 기다릴 수 있는

내가 되는게 

앞으로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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