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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lly Apr 04. 2022

아이는 어지르고 애미는 치우고

육아는 처음이에요. 4살에게 배우는 삶

요즘 아이가 한창 가지고 노는 퍼즐이 있다. 헬로카봇. 사촌 형아로부터 물려받아 가지고만 있었는데, 어느 날 아이가 서랍을 열어 찾아냈다. 그래서 알게 된 헬로 카봇. TV로 본 적도 없고, 장난감을 가지고 논적도 없지만, 이 퍼즐에는 진심이다. 작은 손으로 꼬물꼬물, 몇 분 씩 앉아서 퍼즐을 맞추곤 한다.


하도 많이 한 타요 퍼즐을 할 때면 일부러 다른 자리에 조각을 넣고 엄마를 테스트하듯이 "여긴가?" 장난을 치기도 한다. 그리고 퍼즐이 완성된 순간 아이의 입에선 "와, 멋지다." 스스로 감탄을 한다. 그리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쿠키를 다 구웠어요." 한다.


어미는 이런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우리 아이가 집중력이 있네', '공부 머리가 있나' 쓸데없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아침 아이가 다 맞춰놓고 다시 엉클어 놓은 그 퍼즐을 정리하고 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망가뜨리고 어지르기를 반복하고, 엄마는 열심히 정리하고 치우기를 반복한다.

최근 들어 아이는 본인의 장난감을 한 군데 쌓아두는 놀이를 즐기고 있다. 근데 하필 그 공간이 거실 소파다.

본인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소파 위에 올리고 본인이 올라앉더니, 엄마도 옆에 앉으라고 한다. 비좁아 앉을 데가 없다고 하니, 장난감을 옆으로 밀려 내 자리를 마련한다. 아이에게는 최고의 놀이가 되었다.


엄마는 거실이 어집럽혀지는게 못마땅했다. '단이야, 놀이방에서 하면 안 될까?' 여러 번 회유했지만, 아이는 듣지 않았다. 아이가 잠깐 다른 거에 집중하고 있을 때나, 밖에 나가 놀고 있을 때 기회를 잡아 장난감을 도로 놀이방에 넣어 정리를 하고 나면 아이는 돌아와서 이내 소파 위, 자기 장난감이 없어진 걸 알고 "치우지 마" 한다. 그리고 다시 꺼내 도로 소파 위에 쌓아 올린다.


특히나 정리하고 치우기를 좋아하는 엄마의 성향은 아이가 늘어놓고 놀이를 하는 게 불편할 때가 많다. 아직 어리니까, 정리를 배워가면 되지.. 싶지만 엄마가 치우는 것조차 싫어하는 아들을 말릴 수가 없다.


공간의 개념이 생기고, 자기 소유가 분명 해지는 4살 어린이에게 엄마의 정리정돈은 정말 가혹한 것일까?


아마도 한동안은 깨끗한 거실을 기대하기 어려울  같다. 아이와 놀이를 통해 정리하는 것을 가르치고 아이가 스스로 깨달아 정리의 필요를 아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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