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엄마에게도 온다 .

by 해솔은정

“ 엄마. 뭐해요?‘

윤서가 기숙사에서 요즘 아침저녁 문안전화가 온다,

” 윤서야. 어쩐 일로 요즘 전화를 자주 해? 엄마 외로울까 봐? “

”네. 엄마가 빈 둥지 증후군에 걸렸을까 봐요. “

”하하하하.. 그건 또 어찌 알았대? “

”학교 수업시간에 배웠는데 엄마 생각이 났어요. “

”언니 독립한다니까, 엄마가 걱정이 되었구나? “

재경이도 회사를 위해 집을 떠나고.

윤서는 학업을 위해 집을 떠나 기숙사로 들어갔다.

이제 주중에는 거의 나 혼자 지내게 된다.

작년부터 각오도 하고 있었고, 준비도 나름 해서 그런지 괜찮다.

재경과 윤서는 어릴 때 틈만 나면 전화였다.

재경은 핸드폰이 없었을 때였으니, 수신자부담으로 공중전화에서 수시로 전화를 해댔다.

내용은 별 거 없다.

“엄마. 뭐해요?”

“엄마. 지금 나 학교예요.”

게다가 수신자 부담이니 전화비용을 지불할 거냐고 물어서, 처음에는 다급한 전화인 줄 알았는데, 그냥 하는 거다.

윤서는 핸드폰,그것도 스마트폰 시대에 태어났으니 초등학교 시절 수시로 전화였다.

어디로 옮길 때마다, 심심하다고, 뭐 먹는다고 하루 일과를 모두 다 전했다. 게다가 윤서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까지는 내가 내내 병원생활이라 같이 지낸 시간이 적다 보니 엄마가 보고 싶은 윤서는 정말 별별 이야기를 전화로 다 보고했었다.

옆에서 간병하던 재경은 고만 좀 전화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지 어렸을 때 수시로 전화하던 건 기억이 안 나고 쓸데없이 전화한다고 뭐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전화가 불붙던 시기가 언제냐는 듯이 사춘기가 들어서면서 둘 다 전화가 뚝 멈췄다. 엄마에게 보고하던 일상은 남자친구와 또래 친구들과 나눌 시간도 모자라니 말이다.


그이가 떠나고 나서 제일 슬프고 외로울 때는 전화할 곳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이도 하루에 전화를 다섯 번 이상은 하던 사람이었으니까 말이다.

아무런 목적 없이 그냥 전화해서 수다를 떨던 사람이 없으니 운전하다가도 마음이 울컥해서 여러 번 울었다.

아이들이 떠나고 나도 나 혼자 잘 살아가기 위해서 내가 할 일은 하루의 루틴을 잘 만들어 가는 거였다. 운동도 하고. 밥도 제시간에 잘 챙겨 먹고, 글도 쓰고, 일도 하고. 그런 하루들이 쌓여가니 혼자 지내는 일이 제법 괜찮다.

그이가 떠나고 나서는 이 집에서 혼자서 어떻게 지내야 할지 막막해서 이사를 가야 할까 엄청 고민했었다. 재경과 윤서가 떠나고 나 혼자서 어찌 시간을 보내야 하지 두려웠는데, 혼자 지내는 시간들이 꽤 괜찮다. 나를 위해 맛난 밥도 하고. 나를 위해 청소도 하고. 나를 위해 데이트장소도 고를 수 있으니 말이다.

20년 전에 학부모 교육을 하러 다닐 때. 아이들이 잘 자라서 떠날 수 있도록, 독립할 수 있도록 하라는 말은 내가 겪어보지도 않고 하는 말이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그때는 얼른 아이가 자라서 훨훨 날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고, 당연한 일이니 나도 전혀 마음에 타격감 같은 건 없을 거라 생각했다.

이제 둘 다 내 곁을 떠나 자신만의 삶을 꾸려가는 걸 보니, 지금이야말로 그런 교육을 진심으로 말에 힘이 실려서 할 수 있겠다.

자녀의 독립도 있지만, 엄마의 독립도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걸 더 강조하면서 말이다.

혼자되신 어머니는 내가 홀로 지내는 것이 안쓰러우신지 전화를 잘 안 하셨는데, 밤에 한 번씩 전화하신다. 잘 지내는지, 밥은 먹었는지.

내가 내 자녀를 걱정하는 것처럼 시어머니도. 엄마도 당신의 자녀가 혼자 지내는 것이 마음에 걸리시나 보다.


어릴 때 그렇게 부모 곁을 떠나
멀리멀리 가고 싶었던 내 마음도,
아이들을 잘 키워 세상으로 보내고 싶은
지금의 내 마음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 독립을 꿈꾸던 마음이었구나 싶다.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정서적으로.
이제는
나도 나를 잘 돌보며

혼자서도 괜찮은 하루를 지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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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독립전에 둘이서 여행을 다녀왔다. 고마운 딸~ 가끔 엄마랑 여행 다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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