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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Apr 7. 2016
사이키 조명이 현란합니다
시끄럽습니다
내 몸이 요란하게 흔들립니다
누가 자꾸 나를 부르는데 온통 어둡고 조명만이 눈 부십니다 혼란합니다.......
'여기 보세요. 이영근씨.'
'정신차려 보세요.'
'집에 갈래요....'
'집에 갈려면 정신차려야되요. 정신차려요.'
'이영근씨. 지금 누가 보여요 정신차리고 보세요.'
'민정 아빠 나 보여요 나 누구예요?'
'내 마누라 김혜원.'
'또 누가 보여요.'
'아빠 나 누구야.'
'우리 큰 딸 민정.'
'우리 막내 아지.'
난 웃으면서 말 한거 같은데 아니라 합니다ㅋㅋㅋ
무튼
이렇게 8시간 반 수술후 마취에서 깨어났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내 가족의 얼굴을 보면서
나는 덤으로 삶을 얻었습니다
30여명의 수술 환자가 빠져나가고 컴컴한 수술방쪽 전광판을 바라보면서 마지막 2번째까지
피 말리며 기다려 준 가족 덕분에 난 껌껌한 환영속에서 깨어날 수 있었습니다
미안 합니다 걱정끼쳐서
고맙습니다 기다려줘서
사랑합니다 곁에 있어줘서.....
'절대 움직이면 안 됩니다.'
'통증이 심하시면 요 단추를 한번 더 누르시는데
15분당 진통제가 들어가니까 왠만하면 누르지 마세요 성분이 강해서 중독성이 있습니다.'
몸은 아픈데 정신은 있으니 더 죽을 지경입니다
다 들리니까 말 입니다
아픈데 정신이 있으니까 말입니다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납니다
화까지 납니다
'이거 좀 앞으로 빼줘봐요.'
'이렇게요'
'그렇게 말고 앞으로 빼라니까.....냅둬요'
'......'
한동안 말없이 있다가 받침을 빼주는 내 아내의 모습이 눈에 들어 옵니다.....
약효가 떨어지면 눈이 저절로 떠집니다
발치에 쭈구려 졸고 있는 사람이 또 보입니다
내 아내 김혜원 입니다
난 잤지만 아마도 졸기만 했겠지요
미안한데 자꾸 화가 납니다.....
미안합니다 고맙다는 표현을 못해서
고맙습니다 기댈수 있게 손 내밀어줘서
사랑합니다 .....미안하고 고마운 맘보다도 더
이 또한 지나가겠죠
몸과는 다르게 편안해졌습니다
지금 내 몸 여기 저기에서는 목슴값을 달라고 야단입니다
그치만 이제는 덤으로 얻은 삶에 용기를낼 수 있습니다
기댈수 있게 손 내밀어 꽉 움켜진 내 아내가 있고,
위문 공연이라며 눈물 글썽이며 까불거리는 막내딸이 있고, 무심한 듯 툭 툭 말한마디 던지며 지 엄마 챙기며 엄마 대신 집안 일 해나가는 든든한 우리 큰 딸이 있어 다시 힘 내보려 합니다
가족 곁에 있으려고 용기를 내려 합니다....
이기적이란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이제 부터라도 다시 해보려 합니다
그냥
사랑하렵니다
미안한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려 합니다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가족과 재미지게 살고자 노력하려 합니다
지금 나에게 가족은 책임과 의무가 우선이라 생각했던 바보가 아프면서 새로 깨닳은 거....
가족은 사랑입니다
사랑합니다
-발치에서 쭈구려 졸고있는 아내를 보며 감사한 마음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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