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 8
사람의 입 눈 귀에 대한 이야기는 수없이 많습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 이겠지요
그래서 저는 그냥 사람 죽이고 살리는 무서운 혀 말고 가볍게 입과 주둥이의 차이가 뭘까 여러분과 같이 한 번 생각해 보려 합니다
사람들 중에는 똑 같은 말을 하더라도 참 말을 남이 듣기 좋게 이쁘게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퉁퉁 불은 면 처럼 퉁퉁 거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기분에 따라 말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 다 다르겠지만 그래도 분명한 것은 어떤 사람 어떤 말이 되었든 간에 오만과 편견이 말 속에 담겨져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사람의 입과 주둥이로 나눠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 듭니다
물론 세상은 말이 많아도 안되고 너무 겸손해도 만만하게 보이는 세상이라지만 사람의 말 속에는
칼 보다 강한 힘도 있지만 세상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부드러움도 가지고 있습니다
쉽게 욕도 있지만 감미로운 사랑을 노래하는 음악도 말로서 상대에게 전할 수 있다는 것이고 듣는 이는 상대의 말에 따라 입이 되기도 주둥이도 될 수 있다는 말 입니다
다시 말해서 말은 말 하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듣는 이 에게는 입도 주둥이도 될 수 있다는 뜻 같습니다
화물 트럭 운전하던 여름 휴가 철에 휴계소에서 생긴 일 입니다
다는 아니지만 외지 생활하는 기사들 대부분은 오랜동안 외지에 머물다보니 기름 때 묻은 손과 수염 자란 몰골이 장난이 아니어서 때가 지나 객이 적은 시간에 휴계소를 들려 끼니를 해결 하지만 휴가 철에는 그 것도 소용이 없습니다
휴가 철 휴계소 안은 역시나 난리가 아니어서 한 쪽 구석에 자리하고 늦은 점심을 해결 하려는데 휴계소 인근 마을에서 알바 나오신 듯 한 연세드신 어른 한 분이 사람들 사이에서 휴계소 식탁을 닦고 계시고 그 뒤에서는 애를 들쳐 업은 20대 후반 쯤 되 보이는 젊은 여자가 소리를 지르고 있는게 보였습니다
'여기 닦아 달라는 소리 안들려요? 아까 부터 닦아 달라는데 왜 못 들은 척 딴 짓만 하는 거예요...'
가까이 가보니 우리 엄니 연세 쯤 되 보이는 분이 식탁에 흘린 음식 찌꺼기를 끌고 다니는 물통에 행주를 빨면서 오느라 미쳐 그 여자 식탁을 먼저 닦을 수가 없는 형편 인 것 같아 보였습니다만 나는 비겁하게도 모르는 척 지나치려 했습니다
'지금 나이 먹었다고 유세 떠는 거예요? 애기 업고 기다리는 것 안 보여요? 여기 부터 닦으란 말 안들려요? 귀 까지 먹지 안 았으면 빨리 닦아요?'
참 말 하는 뽄새가 더럽지만 또 고개를 돌리고 그냥 지나가려 했는데 결정적으로
'나이 처 먹었으면 집 구석에나 자빠져 있지 왜 나와서 느려 터지게 궁상이야 궁상이...'(중략)
순간 제 꼭지가 돌아 버렸습니다
제 식판을 옆 테이블에 놓고 행주를 빼았아 그 여자 식탁을 대신 닦아주며 말 했습니다
'옆에 계신 분들도 먼저 휴지로 닦고 기다리시네요
저 물통 끌고 사람 많은데 왔다 갔다 할 수 없어요 그리고 할머니 뻘 되시는 분께 말투가 뭐요 그게
자빠져 있으라니...
내 대신 닦아 놨으니 조용히 식사하고 가세요'
그 여자는 니가 뭐냐며 더 길길이 날뛰기 시작 했고
신랑인듯 한 남자까지 가세해 순식 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책임자가 오고 난리가 났습니다
할머니 한테 향한 화살이 청소부 같은 몰골을 한 제게로 옮겨 온겁니다
근데요
그날 저는 오랜만에 스트레스도 풀고 속 시원히 말도하고 휴계소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소리와 대접을 받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젊은 부부와 그 새끼는 쫒기듯 휴계소를 떠나야 했습니다
'거 가만히 듣자허니 정말 X같네 대가리 똥 밖에 안 든 것들이 어디서 주둥이를 놀려 놀리기를...
니덜 돈 많은가보네.... 그럼 쳐봐
여기 어른 부터 여기 우리 기사들 전부 맞아 줄께 이 후레 아들 놈아...
니 새끼가 잘 보고 잘 배우겠다...
사과는 니가 해야지 왜 저 어른이 해...지나는 개가 웃겠다...왜 경찰 불러 줘? 한번 따져 볼 까?
우리는 못 배웠지만 어른은 알어...배운 니덜은 니 에미한테 그렇게 말허냐 이 후레 아들 놈아(중략)'
곁에서 보고 있던 운전 기사 양반들이 조그만 기사 한명이 노인네 대신해 발칙한 청춘들(?)에 잘잘 못을 따지는 것을 보고 그런 무식한 종자(?)들은 더 무식하게 해야 된다고 거들고 나선거고 또 해결을 한 겁니다
그 발칙한 입을 주둥이로 만든 겁니다
덥고 힘들었겠지요
게다가 시꺼먼 기름때 쩌들은 조그맣고 볼품 없는 사람이 행주로 식탁을 닦으며 잔소리를 하는 저를 한 없이 깐보고 보기 싫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말 입니다
저는 겉 모습이 다는 아니라고 배웠고 많은 이들이 배운데로 세상을 살며 배려와 겸손을 실천 합니다
오만한 마음과 편견을 버리라고 배웠고 실천하며 살려 하고 있습니다 ...그게 맞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한 번 선택해 보십시요
그리고 한가지 더...
말 하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적당한 겸손과 배려를 품은 말은 입도 되고 주둥이도 되는 것을 알았지만
오지랖 넓게도 오만과 편견 가득한 그들 아이는 또 뭘 배울까하고 생각이 나는 이유는 뭘까요?
애들은 보고 들은대로 보고 배운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좌우간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은 입이지 주둥이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