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그네
가는 놈 잡지 않고 오는 놈 막지 않는
세상살이
어찌 그리 변덕인지
솜털 보송 보송한 까까머리 시절엔
왜 이리 시간이 더딘지
세월아 나 잡아봐라 하며 세월을 거스르더니
떨어져 뒹구는 낙엽 하나에
묻힌 찬 서리 솟은 별 꽃 하나에 서러움도 깊다
지나는 세월 아쉬워 시름도 깊다
어찌 빠른 것이 세월뿐이랴
거침없던 패기와 열정은 오간데 없고
제 할일 다한 잎새 사이
떨어지는 낙엽 하나에 변한 아쉬운 내 모습
어느새 한 쉼 쉬는 내 마음
팔색조 변덕이 따로 없어 그만 오라 손사래 치고
어찌하려 나이만 먹었는고
떨어져 앙상한 나뭇가지 마지막 잎새 안타까워
아련히 밀려오는 추억에 가슴만 시려오네
정처없는 나그네 발걸음
이 가을도 그리움 처럼 속절없이 흘러
닳고 닳은 문지방 너머 핀
서리 별 꽃 가만히 가슴에 품어
지난 겨울 문턱에 서서 아쉬움 멀리 보내고
겨울 마차에 지친 몸 실은 것 처럼
이 가을 끝자락도
겨울 문턱에 서서 떨어진 가을 낙엽 밟으며
겨울 나그네가 되어야 한다네
참고 ; '겨울 나그네'는 프란츠 슈베르트의 가곡
제목이기도 하지만 시어는 빌헬름 뮐러의
시 제목이기도 합니다
또한 최인호 작가의 소설 제목이기도 해서
어디서 따온 것인지는 불 분명 합니다
단지 기억 속에 떠오른 시어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