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속 책상을 정리해야 할 시간이다
잿빛 하늘에 조개 구름이 여명에 부끄럽다
새벽 한기는 도리어 상쾌한데
여기 저기 전등 불 켜지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사는 소리가 들린다
새벽을 여는 사람들
종종걸음 바쁘지만
대합실 한 구석에는 인생의 한을 팽겨친 삶이
차가운 바닥에 뒹굴고 있다
신문지 한장 박스 한 귀퉁이에 눌러 앉아
시퍼런 형광등과 참이슬이 함께 놀고 있다
김 서린 유리창 너머
밤 새 지친 몸 가누며 퇴근을 서두르는 언니의
부스스한 얼굴에서 삶의 고단함을 보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기타 뜯는 가녀린 소리가
또 다른 새벽을 깨우며 나를 부른다
길가에 깔아논 케이스에 동전 몇 잎
12줄 기타가 주는 화음과 울림이 주는 절묘함이
새벽 교회당 종소리 만큼이나 경건하기까지 하다
아 ! 잊고 있었던 상실의 계절 12월
벌써 머리속 책상을 정리해야 할 시간이다
무거움과 적막감도 잊은채
세월의 간이역에서 열어 젖힌 기타 화음에 매어
지나는 내 모습 아쉽지만 새벽을 정리하고
고향가는 완행 열차를 탄다
언제나 처럼 미래로 가는 행복할 완행 열차를 탄다
12월 새벽 대합실은 그리운 추억이 한가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