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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소리 Apr 07. 2017

갑자야! 놀자

아름다운 인생이 있다





오르락 내리락

화물차 속 하늘은 검 푸르다 하얀데

이마 속 깊어진 주름에 켜진 주마등 색갈도 깊

인생도 깊다


물에 불은 살가죽처럼

쭈굴해진 손에 잡히는 삶의 조각들

하얀 조개 껍데기 같이 주름진 손톱 아래 거칠

갑자의 세월도 깊


봄 날씨만큼이나 변덕스런 사람의 마음

오면 오고 가면 가는 세월을 알아 깊어진 고독


꽃 피는 청춘들 푸른 피 하늘 안 무섭고

풋내 나는 풋풋한 젊음도 아름다운 세월이지만

돌아갈 수 없어도 내일의 태양이 또 뜨듯이

우리들의 이야기는 어제도 오늘도 있다

아름다운 인생이 있다


무뎌진 감성이 슬프지만 외딴 즐거움도 있어

외롭지 않고

혼자있어 울고 있어도 웃을 수 있는 그리움도 있어 세상은 아름다울 수 있다

아름다운 의미가 있다


괜찮아

괜찮다고 위로하고 위안하지 않아도 되는

하늘 바다 속 푸른 그런 날 오늘

하늘은 참 맑고 좋다

오늘을 사는 세상만큼이나 맑아서 좋다


옛 문방사우 곁에 두고

별들과 흐르는 유성처럼 스쳐 지나간  인연들

깊고 낮은 담소 밤 하늘에 꺼내 놓고

하얀 캔버스에 그리는 잊어버린 삶의 여유

의미가 흐르는 시간이 아름답다

똑같지 않은 시간이어서 더 아름답다


굳어진 손가락 마디만큼 굳어진 내 삶의 철학

바뀌지 않아도 좋은

그대로여야 하는

옹이가 아닌 나이테 연륜으로 그늘을 만드는

또 다른 나이테이고 싶다

모진 풍파에도 넉넉해진 마음이고 싶다

풋내나는 새 파란 청춘이 아니어도 부럽지 않은 지성이 살고 있는 밤 하늘 별이고 싶다

 언젠가 밤 하늘 별보며 꿈을 그리고 그랬듯이

누군가에게 밤 하늘 별 처럼 꿈이고 싶다


오늘 보이지 않는 별

보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별 처럼

잡히지 않아도 잡을 수 있는 수많은 꿈들처럼

쉴 수 있는 행복의 그림자를 만들어야 한다

추억만큼 행복한 마음이어야 한다


오늘도 별들과 함께 꿈꾸는 주차장의 밤이 깊

갑자의 세월도 깊

그리고

깊은 밤 깊은 꿈 속에 은하수 별하나 내게 속삭인다


갑자야! 놀자



                                                      2014-04-03


며칠 전 제 청춘과 함께 34년을 같이 하며 버리지 못해 몇번이고 수선해 쓰다 더 이상 고치지 못해 버린 전투화(?)가 생각 납니다 - 모든 이미지는 다음 출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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