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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소리 Jan 11. 2018

빨간 선인장

지금 아프다 아파도 너무 아프다


될 수 있으면 최근에 그린 그림을 보이고 싶어서 옛 그림들은 근자에 보이지 않았는데 엊그제 손등을 계절 행사처럼 또 다치고 흐르는 피를보니 예전에 썻던 글이 생각나네요

눈도 어찌 되었는지 자꾸 부딛치는 걸보니 정말 바보가 되는가보고 말입니다

글꽃 한송이 만들어 올려 봅니다


정창훈 사진작가님 작품입니다 - 얼음가시                                  모든 이미지는 다음과 뉴시스 출처입니다



손에 낀 장갑도 그리움 견디지 못해

빨간 선인장꽃을 피웠다

빨갛게 얼은 볼에 흐르는 눈물무게 무거워

아니 뜨거워

계절을 잊은 빨간 선인장 꽃

목장갑 위에 너무 서럽게도 피어났다


흐른것은 맑은 그리움이고

두볼에 남은 것은 마른 버짐 홀씨로 남아

훨훨

하늘을 날아 그리운이 곁에 가 있는데

얼어버린 날카로운 눈물 가시에 찔린 그리움은

슬프게 흐르는 빨간 선인장 꽃으로 피어났다


가슴에 흐른 눈물은 너무 맑아

시리도록 아파도 아프지 않은데

그리운 이 보이지 않아

거칠어진 손도 모자라 헤어진 목장갑 위

그리움 같이 피어난 빨간 선인장은

지금 아프다

아파도 너무 아프다



                                              2018-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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