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닮아 살짝 차갑다
마트에 들렀더니 초코릿이 난리났네요
나도 모르게 손 뻗어 산 두통의 초코릿
한통은 우리애들
한통은 김혜원
보잘것 없어도 받는것보다 행복한 오랜만에 선물
오랜 노트에서도 한편 찾아 내 마음에도 선물
해는져서 그림자조차 집에서 잠든밤
철 구루마 머리위 하얀 바람소리
낡은 테이프 기도소리 애처로이 들리듯
멀리서 애먼 바람소리만
찬 밤바람결에 동네개를 깨운다
몇번이나 보던 마을 보건소
불켜진 무너지듯 낮은 경로당 노란 불빛이
오늘따라 유독 노랗네
하늘을 볼까 고개를 들어도
얻어마신 한잔 술값 하느라고 산 오꼬시
하얀 밥풀같은 별들만 눈에 어른거리고
그리운 그대는 없어
하릴없는 바람소리만 괜히 시끄럽다
집 떠나 매일 사는 철구르마
매일 듣는 바람소리처럼 꺼내보는 사진한장
오늘따라 유독 서럽네
이밤 지나 날 밝을때
무릎 꺽으면 보일듯한 주차장 장작불빛 아래
지금은 가지못할 그대에게 쓰는 편지처럼
서럽게 하얀 별들 훝어내 한가득 이 바람에 채워
그대 볘계 옆에 몰래 내려 놓는다
오늘도
아는지 모르는지 바람소리
그대 닮아 살짝 차갑다
2015-2-14 한산 보건소앞
오랜 노트에서 찾아내 옛 그림하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