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세상살이

약속은 지킨다

세상살이 - 84

by 바보


시골에는 밤하늘이 참 높았었습니다

그치만 어두웠기도 했습니다

변소도 참 멀리 어둠속에 있기도 했고 지금은 볼수도 없지만 귀신불이 어둠속을 막 날아다니고 무섭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밤하늘 별들은 참이뻤습니다

지금은 지키지 못한 약속을 혼자 무지하게 했던것 같기도하고 말입니다

조금은 정신적으로 힘들어 타협코자 했는데 정신이 번쩍들었답니다




'약속은 지킨다'면 밤하늘 별을 볼수있다


어디를 가도 어디를 둘러봐도 보이는건 모두 다 깊은 한숨과 어두운 얼굴에 날카로운 신경 애 끓는 낮은 목소리의 어둠뿐인것 같습니다

주변을 깨우는 새벽 새소리도 녹색 이파리 바쁜 발걸음 산책하는 노인네들 더딘 발걸음을 여유롭게 처다볼 마음의 여유가 없는거겠지요

도망치다시피 온 작은 어촌 마을은 편히 먹을곳도 마땅찮고 파란 하늘과 수시로 변하는 바닷색갈밖에 없지만 정말 볼것없는 한적한 곳인데도 숨쉬기가 편해짐이 느껴지는 이유를 알수 없습니다

너무 오래 어둠속에 있었나봅니다


먼바다 말고 발아래 보이는 바다는 누구나에게든 똑같은 바다인데 그 색갈은 먼바다하고는 너무나 다른 발밑 바다를 느낍니다

시인이라면 아름다운 그림이라도 그려 빈 여백에 글이라도 적어 넣겠지만 시인이 아니라서 그런지 그냥 '아! 이래서 사람들이 죽는구나'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저 푸르다 못해 보석같은 바다를 보면서 그냥 푸른 바다보다는 마음 어딘가 깊이 품고있는 어둠속 두려움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둠속에 있다보니 희망보다는 어둠에 익숙해진 탓도 있고 말이지요


어느 선인 말이 생각 납니다

'어둠속에 있으면 어둠밖에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어둠속에서도 달이뜨고 별이 희망처럼 뜬다

볼수만 있다면 깊은 어둠일수록 별빛은 더 밝다'고 했던가요

'아! 내게는 언젠가 밤하늘에 떠있는 달과 별들이 그리는 약속들이 있었지'하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애들도 아니고 뭐 동화도 아니고 망령난 노인네도 아닌데 참 뜬금없었습니다

아니 애들이 아니라서 동화가 아니라서 망령난게 아니라서 더 가까이 있는데도 어둠속에 너무 오래 헤메이다 잊었었나봅니다

그렇습니다

새벽이 제일 어두운거 맞았나봅니다

곧 해가 다시 뜨면 어둠속에 빛나는 별은 그자리에 안보이겠지만 충분히 아름답고 행복할겁니다

지금은 어둡지만 약속처럼 말입니다

그 언젠가처럼 새파란 청춘은 아니라도 좋습니다

비록 단물 짠물 다빠졌어도 당장 어둠이 무섭다고 고개돌려 잘 보이지 않는 것을 위해 약속을 잊고 살지는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바보같지만 말입니다

잘 알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위해서도 욕심내 싸우지도 말아야할것 같습니다!

북두 머리별과 약속한 그대로 말입니다

비겁해지라는것이 아니라 기껏 목숨걸고 하고 싸워 놓고 설령 바보가 될지 몰라도 남은 시간 후회하는 삶을 살지말라는 말이겠지요

용감한 놈이 일찍 죽는다고, 까불다 망한다지만 조금 아주 조금만 더 찬찬히 잊지말고 살아가야할 어두운 밤하늘의 별이야기를 들어야할것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것이라는 융통성 하나없는 생각이 지금까지도 여전히 드는 까닭은 바보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용감한것도 다 때가 있고 죽은놈은 말이 없지만 조금 덜 용감하고 조금 늦더라도 이제는 어둠속에 있는 저 별들처럼 알고 보이는것을 위해, 알고 보고 가치를 느낄수있을 그때, 비록 늙고 초라할지라도 제자리 지키는 별처럼 말없이 내일하며 용감하게 목숨걸고 살아야겠지요

어둠속 빛나는 별처럼말입니다


잘 살아야합니다

잘살은 놈보다 살아남아 인정받은 놈이 모든걸 다 가지는게 세상이지만 그렇다고 강하고 힘센놈이 꼭 더 행복한것은 확실히 아닌것 같기 때문입니다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똑같이 무섭고 두려운 어둠속에서 어떤 약속과 싸우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가진게 더많고 힘세서 나쁠것 하나 없겠지만

살아보니 어둠속에 살아남은 놈이 제일 강한것이고 최고 우선만이 아니더이다

어두운 밤하늘에 감춰진 발밑의 어둠은 굳이 말할 필요조차 없지만 고개를 들어 눈을 뜨면 어둠속에 있는 별중에는 혼자 길 잡아주는 북극성도 있지만 북두칠성도 같이 있는 법이니까요

우습게도 센놈이 전부다 가지는게 아니라는 웃기는 법칙이 세상살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것 뿐이란 말로 위안을 해봅니다'

밤이든 낮이든 어둡더라도 고개를 들어야겠습니다

잘 싸우고 잘 견디고 잘살아야겠습니다

잊었던 별들에게서 밤하늘 길을 찾았으니 행복한 시간을 선물받은 삶터로 이제 다시 돌아가야합니다

작은 약속을 지키며 말입니다

어쩌면 젊은 나를 다시 만날지도 모르니까요


'약속은 지킨다' 하고 살아야할것 같습니다

언젠가 내가 한 작은 약속 말입니다


2021-4-14 동해 앞바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