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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보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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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소리 Apr 14. 2022

국화꽃 이별

국화향 사라져 잊어갈때쯤 되면 바람처럼


아무래도 줄초상 날것 같다는 입방정이 현실이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에 결핵까지 애간장 태우더니만 가시면서도 고관절 부러져 고생하는 당신 반쪽 걱정에 못난 자식들 걱정 마를날 없더니 웃으며 가시네요

제가 틀렸기를 기도해 봅니다




대리석 바닥이 시렵다

때아닌 국화향 시간을 잃어버려 더 그렇네

아둥바둥 내리사랑도 모자라 가시는 길

깜장 넥타이 깜장 리본만 외로이

이밤 새고나면 노란 촛불 꺼지는 새벽

평생 하루같이 기도하던 묵주 덩그라니 나두고

소리없이 새벽에 내린 비 동무 삼아 가셨네

아무 말도 하고 달랑 미소만 남겨주고 갔어도

국화 잎새기 쥔 손에 남은 슬픈 향처럼

오래 오래 남겠지

그랬냐고 소리쳐 따져 물어도

여전히 웃고만 있어 자꾸만 화가 난다

그래도 남은 외로움 눈물되어 흐르면

옷깃에 남은 그리움 벌써 마른다

잘가시오 고생하셨소 어머니

국화향 사라져 잊어갈때쯤 되면 바람처럼

잊으라는 그 사랑꽃되어 다시 피는 날

문득 생각이 나겠지만 지금 할말은 이것뿐이오

사랑합니다

잘가시오 고생하셨소 어머니

국화꽃 떨어진 대리석 바닥이 시렵다



                        2022-4-14  일원동 대리석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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