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여직까지 살아온 삶을 되돌아봐도 또 앞으로 살아갈 남은 날들 또한 그럴거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근데 저는 친구가 참 이상했었읍니다
분명 친구는 저와 같은 부류라 엉뚱하고 고지식하지만 평생 아니 얼마전까지는 자기가 하고 싶은일들을 고집스레 하면서 한번 꽂히면 실증 날때까지 하고 나야 직성이 풀리는 철없는 사람이라 후회 없을거라 생각해었거든요
더군다나 금전적으로는 한때는 라면하나 먹을 돈조차 없었지만 둘째가라면 서운해 할 부를 가진 어머니를 태어나고 십팔년만에 다시 찾은 후에는 어머니의 지원으로 돈이 없어 못해본 것들 또한 원없이하고 하고 싶었던 것 역시 하고 살고 있으니됐고
명예쪽으로는 아버지가 구 정권의 장관까지 지내셨으니 어려서부터 없어도 대단했던 자부심은 물론 어머니를 만난후 늦게 시작한 디자인 공부로 아파트에 법적으로도 사용 가능한 벽난로를 설치하는 엉뚱 발랄하고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그 업계의 한 획을 긋기도 했으니 만족할것인데 도저히 저는 친구의 말을 이해 할 수가 없었읍니다
당연히 자기 아버지의 삶을 보고 절대로 정치인의 권력쪽에는 관심이 없었고 말입니다
근데 먹고 사는 사는 일이 자기를 이끌었다니요
친구는 늦게 아주 늦게 자기가 성취욕을 만족하고 나서야 결혼했지만 자기가 하는 일 빼고는 지금도 돈관리를 비롯해 계약이나 타인과 관련된 모든 일들은 제수씨가 관리한다고 알고 있는데 먹고 사는일을 걱정 한다니 말입니다
설마 가족을 위해 지낸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을텐데 더우기 자기는 일만하고 기자 출신 안사람이 자기 일 하면서 집안 대소사를 관리하니 결혼해 가족을 위해 일한다는 말조차 사치인걸 알텐데도 강력히 말하는 친구의 말을 도저히 이해할수 없어 밤새 되집어보다잠까지 설쳤읍니다
쉽게 허튼소리 할 친구가 아니거든요
아침에 전화를 걸었읍니다
숙제를 내더라고요
저더러 지금 바로 지금 멀리 앞이나 바로 조금 전 뒤라도 생각하지 말고 또 내가 무엇을 이루었고 무엇을 잃었는지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지금 바로 지금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위해 하고 있는가 하고 생각해 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랬읍니다
아침부터 선 문답하는거냐고 장난치지 말라고 했더니 정색을 하면서 답이 없어도 좋으니 그냥 생각해 보라고만 하더라고요
자기도 땡중((?)- 절대 스님 비하해서 하는게 아닙니다! 절집을 정말 존중하고 좋아하거든요)이 물어서 생각하다 찾은거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오전 내내 업무를 전폐하고 생각했읍니다
지나간 시간의 내 자부심과 명예도 생각도 하지마라 했고 지나간 시간의 잃어 버리고 후회하고 가슴속 깊이 남아있는 일들도 생각하지마라 했고 앞으로 어떻게 살것인지도 생각하지말라 했으니 말고
그럼 남는게 뭘까하고 말입니다
그럼 수도 없이 듣고 느끼던 지금이 소중한거니까 지금에 충실하면서 지금 희애락을 몸으로 느끼고 살라는건가 하고 생각해 보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아닌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