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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바보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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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소리 Oct 27. 2022

묵향

꺽여도 멋스런 변함없는 삶이어야 한다


향기없지만 화려한 양란보다 한번 꺽고 두번꺽고 하늘로 솟아 뒤틀어진 조선란 향은 십리를 간다고 배웠읍니다

꽃잎 떨어진 볼품없는 양란보다는 그냥 변함없이 그대로인 조선란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풍란이랍니다



이름모를 꽃들의 향기보러 가는

아리송한 꽃말 아는지 수줍은 나비는 이미 없다

화려한 양란 향기없는 허수아비 닮아

다친 마음 달래줄 그리움은 없다


누가 가져갔나 바위 틈에 거친 란 한줄기

바람결에 들려오는 풍경소리에 살짝 묻혔다

검은 묵향 수줍은 붓끝에 담아

사는것 같이 살아있는 향기 화선지에 옮긴


있으나 없는듯 흐드러져 남겨진 추억

말라버린 여로 은은한 꽃내음 향수처럼 남았나

피고지는 그리움 가슴에 품어

꺽여도 멋스런 변함없는 삶이어야 한다



                       2022-10-24  글쓰는 당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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