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무 Apr 03. 2023

봄 벚꽃 나들이와 뒤늦은 후회

경희 대학교 봄의 정취

20230402_경희대, 직접 촬영


벚꽃이 완전히 지기 전에 봄 나들이를 갔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장소를 간다고 찾은 곳은 바로 경희대학교였습니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봄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더군요. 거기에 대학생들과 연인들, 그리고 아이들을 데려온 유모차들까지 아주 혼잡했습니다. 하지만 휘날리며 흐트러지는 꽃잎들은 정말 장관이더군요. 일주일쯤 전에 갔더라면 더욱 화려하게 핀 벚꽃을 봤을 텐데 약간은 아쉬웠습니다.


제가 학생이었을 때는 왜 이런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호기심이 없었는지 참으로 아쉽습니다. 젊어서부터 이런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살았다면 더욱 풍요로운 인생이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마음속에서 흘러내립니다. 당시에는 학업, 연애, 도서관, 술, 친구 이 정도로 압축된 주제만 가지고 살았던 것 같아 후회가 남습니다.


후회는 우리가 가진 가능성의 최대치까지 살지 못할 때 생기는 것 같습니다. 후회는 내가 실행한 행동들이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했거나 확실한 방향이 없이 행한 일들로부터도 생겨납니다. 만약 내가 학생의 시기에 분명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을 포기한 것이었다면 아마 후회하지는 않았겠지요. 내가 후회를 느끼는 삶의 구석을 찾아보면 뭔가 배우는 게 있을 것 같습니다. 


인생은 어차피 불공평하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사건 사고들은 발생하기 마련이라지만, 이런 모든 현실들이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조합되어 현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과거로 회귀한 삶을 살지 않는 이상, 우리는 지금 하는 행동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알 수 없습니다. 특정 영역, 또는 특정 인물이 옆에서 추가하는 영향을 모르는 지금 이 순간에는 미래를 확정할 수 없다는 말이죠. 이건 불공평한 것이 아닙니다. 도리어 우리가 어떤 멋진 미래를 만나게 될지 모르는 무수히 많은 사건의 분기점들이 존재한다는 말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매일 매 순간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대부분 과거의 어떤 시점을 불러오고, 미래의 어떤 시점을 예상하거나 계획하며 살아가죠. 지금 후회를 느낀다면 현재의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에 미달하거나 매치가 되지 않는 이미지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지금을 즐기고 지금의 경험들을 내적으로 잘 받아들여야 과거의 실수나 미래의 모습과 단절하고 온전하게 현재를 즐거워할 수 있습니다.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한 비밀은 나에게 중요한 것에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행동을 우선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두려움에 회피하려는 행동이 아니라, 묻어가려는 동조의식이 아니라, 내가 의식적으로 중요시하는 것을 향해 움직이는 것. 세상이, 사회적으로 주장하는 무엇보다 내가 가슴 깊이 느끼고 공감하는 지혜를 따르는 것. 다른 사람의 의견과 행동을 따르는 것은 나를 후회 없는 삶으로 이끌 수 없습니다.


나만의 Why를 찾아서 더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선택들을 할 때, 후회가 자리 잡을 자리는 없어집니다.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은 나를 위해 절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내 안에 살고 있는 아이의 자유로운 표현을 살리고, 그의 목소리에 경청하면 새로운 즐거운 경험들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경희대 벚꽃 나들이는 완벽했습니다.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죠. 주차장에서 경희대 주차 계산대까지 1시간 20분이 걸렸습니다. 걸어서 15분 거리일 텐데 말이죠. 다음에 가을 나들이를 할 때는 절대로 차를 교내까지 가지고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매일 후회가 없을 수는 없네요. 그래서 또 하나 배웁니다. 이렇게 조금씩 나아지는 삶을 사는 것이겠죠?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공유하고픈 인생팁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