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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Jun 13. 2023

작은 사업을 하며 깨달은 5가지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것을…

Photo by Carl Heyerdahl on Unsplash


39살 무렵에 기존 직장에서 퇴사를 하고 작은 컨설팅 회사를 차렸습니다. 마흔 살이 되기 전에 뭔가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세상에 대해 무지한 채로 시작해서 1년 만에 문을 닫았죠. 기존에 다니던 직장에서 컨설팅 비용을 받으면 일단 사무실 비용은 처리할 수 있으니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했지만, 세상은 그렇게 단순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웃기지도 않을 정도의 단순무식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상품에 대해서도, 고객에 대해서도 아주 부족한 시작이었습니다.


몇 년 전 40대 후반에 이렇게 월급쟁이로 평생 살기는 싫다고 다시 결심을 하고 온라인셀러를 작게 시작했습니다. 몇 번의 상품 소싱 끝에 판매가 되기 시작한 상품을 찾아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죠. 대략 10번의 상품을 소싱해서 전시하면 1개가 매출을 올리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계속할수록 사업은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걸 미리 알았어야 하는데 그만큼 나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로 50년을 살아왔다고 생각하니 조금 허무한 느낌도 있습니다.


사업을 한다는 것은, 아무리 작은 사업이라도 모든 것을 걸 줄 알아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기반으로 사업을 한다고 해도 사실 사업에는 아주 많은 요소들이 같이 포함되기에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사업을 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제조, 창작, 소싱, 회계, 세무, 마케팅, 영업, 납품, 전화, 이메일, 수금에 이르기까지 처음 시작하면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는데 이 중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으니 말이죠. 내가 좋든 싫든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해야만 합니다. 어쩌면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은 사업의 15%에 불과하고 나머지 85%는 잡일로 느껴지는 한이 있어도 계속해야만 합니다.


사업을 시작하면 평균 2년은 걸리는 흑자 반전을 나만은 6개월 내로 치고 올라갈 것 같은 느낌이 들죠? 중소기업의 10년 생존율을 뉴스에서 보았지만 나만은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죠? 아닙니다. 내가 아무리 특별하고 천재적인 재능이 있어도 평균만큼의 시간이 걸립니다.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겨서 1년 치 생존 자금을 탕진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주변의 누군가 아플 수도 있고, 협력하던 회사가 망해서 돈이 묶이거나, 거래처가 부도가 나서 돈을 받을 수 없거나. 너무나 많은 사건이 언제 발생할지 모릅니다. 심리적으로 미리 예상을 하는 게 좋습니다.


수입의 다변화는 무조건 필요합니다. 만약 초반에 수입이 부족하다면, 직접 알바를 뛰든, 사이드잡을 시작하던, 돈이 쪼들리는 심리적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선택한 이 한 가지에 올인해서 제대로 성공을 해내고 말겠어!라고 처음에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선 자금이 돌지 않으면 창조적인 생각은 절대 할 수 없습니다. 돈에 대해 너무 낭만적으로, 무식하리만치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 아닌가요? 반드시 현금흐름을 플러스로 돌릴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사만 하고 있을 시간이 부족합니다. 무엇을 하던 일단 실행해야만 합니다. 공부하고 연구하고 실행하면 좋죠. 하지만 항상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부딪치면서 배우는 게 훨씬 빠르고 정확합니다. 모든 방해요소를 꺼버리고 오직 일을 해내는 데에 집중해야만 합니다. 25분 타이머를 30분마다 리셋해 가면서 하루 10시간씩 일해야 합니다. 화장실 가지 마세요. 냉장고 열어보지 마세요. 새로운 탭 열지 마세요. 할 일을 끝내야 다음을 하는 겁니다. 초반에 이렇게까지 할 자신이 없다면 당첨! 월급쟁이의 삶이 훨씬 좋습니다.


어떤 사업을 하던, 결국 매출이 있어야 사업은 굴러갑니다. 그러니 매출을 일으킬 마케팅을 모르면 사업을 포기하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광고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워야 하고, 어떻게 만드는지 배워야 하고, 어떤 타깃 고객이 내 상품/서비스를 구매하는지 연구해야 합니다. 어떻게 더 돋보일 수 있는지, 어떻게 내 상품을 알릴 수 있는지 조사해야 합니다. 마케팅을 진심으로 연구하지 않으면 절대 돈을 벌 수 없습니다. 가장 멋진 상품이라는 이유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는 이유로, 가장 진심이 담긴 서비스라는 이유로 고객이 절로 와서 구매해주지 않습니다.


이상 몇 년간 작은 사업을 하면서 깨달은 사항인데요, 개인적으로 저는 사업가의 자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작게 온라인판매를 하면서 용돈벌이 수준이죠. 매출이 올라가려면 새로운 상품을 소싱하는 것이 핵심인데 그걸 하기가 힘드네요. 그리고 더 많은 마케팅을 해야 하는데 그 역시 몸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은퇴한 상황이라, 글을 읽고, 분석하고, 내가 생각하는 것을 다시 글로 표현하고… 이런 일이 훨씬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시작하기 전에 각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 더 자세히 분석하고 원하는 것을 시작하길 기원합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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