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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Dec 11. 2023

그렇게 맛있던 오삼불고기가 갑자기 맛 없어진 이유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맛

오삼불고기 - 만개의 레시피


주말에 아내와 같이 3주 전에 맛있게 먹었던 오삼불고기를 먹기로 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위치한 이 맛집은 외국어대 정문 근처에 위치해 있는 가게인데, 아는 사람에게만 소문난 맛집입니다. 저희가 이 근처에 거주한 지 15년이 되었는데 처음 들어보는 가게였습니다.


3주 전에 아내와 같이 먹으면서 우와~ 이렇게 맛있는 식당을 이제야 발견하다니! 서로 감탄을 하면서 그래도 이제야 찾았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외치면서 밥을 먹었습니다. 전라도식 반찬이 정말 마음에 쏙 들었고 반찬이 모두 맛있었죠. 1인분 가격이 13000원 정도 했기에 평상시에 우리가 먹던 단가보다 비쌌지만 맛으로 모든 것이 용서가 되었습니다.


2주 전에 아들과 같이 먹으러 왔는데 주말 점심에 예약을 안 해서 자리가 다 예약이 되었다고 먹지 못했습니다. 아니 무슨 한정식도 아니고 밥집에 예약을 해야 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하고 찾아갔죠.


드디어!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맛을 기대하면서 자리에 앉았죠.


“근데 3명 예약이라면서 아기까지 3명이야?”


“어~ 음~ 네~”


“쯧~”


아니, 우리 막내를 무시하네? 우리 3인분 시킬 건데? 아내와 저는 오징어 볶음과 제육볶음을 시키고 아이를 위해 더 비싼 고등어구이를 주문했습니다. 주문하기 전이라서 오해를 했나? 아니, 옆에 2인이 와서 먹거나 심지어 1인이 와서 먹는 손님들도 있는데 굳이 그걸 지적해야 하나?


약간의 의기소침? 한 느낌으로 주문한 음식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배가 고픈 상태였고, 엄청 맛있는 음식이 곧 나온다는 기대로 더 고픈 느낌이었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메인 메뉴와 반찬이 나왔네요. 근데 밥이 안 왔네? 


“여기요~ 밥이 아직 안 나왔어요~”


“밥! 지금! 나간다! 니깐!!!!!!”


약 3초간 온 식당이 멈춘 느낌. 접시 깨지는 듯한 째지는 샤우팅을 하신 여사장님의 고함 소리였습니다. 아내는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저 역시 무척 당황했습니다. 아니, 이게 그렇게 소리칠 요청이었나? 보통 밥을 한 숟가락 먹고 반찬을 먹기 시작하는데 워낙 배가 고파서 먼저 먹고 있던 제육볶음에서 맛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소곤소곤 말을 건넵니다.


“와~ 완전 반면교사. 나 일할 때 창구에서 가끔 힘들면 찡그리는 경우가 있는데 손님이 되게 기분 나빴겠다~ 앞으로 절대 표정 조심해야겠어.”


“오늘 무슨 기분 나쁜 일이 있으셨나 보지. 근데 요리사가 바뀌었나? 오늘 맛이 전보다 못하네? 다음에는 다른 메뉴 시켜봐야겠다~”


“응? 아니! 난 앞으로 이 집 절대 안 올 건데? 이런 말 들으면서 돈 내고 식사할 필요 있어?”


아내는 아주 단호합니다. 살면서 식당에서 이런 취급 처음 당해본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블로그 글을 살펴보니 맛은 있지만 친절하지 않다고 말하는 글을 읽었는데 역시나라고 구시렁거립니다. 근데 진짜 요리사가 바뀐 거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맛이 다르지? 아내는 입맛이 없다면서 깨작거립니다. 아니, 당신 저번에 두 공기 먹었잖아?


그 가게 참 안타깝습니다. 지금도 식사 시간에는 거의 자리가 차지만, 친절한 사장님이었다면 밖에 줄 서서 먹을만한 집인데. 그 대박 맛집이 맛 이외의 요소로 평가받을게 뻔해서 안타깝습니다. 우리 집에서 걸어가는 거리에 맛집을 발견했다고 기뻐했는데 아쉽죠.


음식의 맛은, 우리의 기분에 따라 쉽게 변하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역시 살면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입의 말인걸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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