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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Feb 19. 2024

20대에 정확한 인생 계획을 짜놓은 사람은 거의 없다

어떻게 살지 미리 결정할 수 있다고?

Photo by Izzie Renee on Unsplash


대학생쯤 되면 슬슬 인생 계획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우선 어느 대학을 가고 어떤 전공을 선택할 지에 대한 결정이 시작이죠. 그리고 어떤 커리어를 선택하고, 어떤 회사에 취업을 하는 선택이 뒤따릅니다. 어떻게 회사의 규칙에 순종하며 어떻게 승진하고 성장해 나가는지가 다음이 되겠지요.


다음에는 어떻게 결혼하고, 아이를 가질지 결정하게 되는 순간이 다가올 겁니다. 이런 무수히 많은 선택과 결정을 할 때 지금 나 자신이 정확히 어떤 계획을 가지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지 않다면 길을 잃은 사람 마냥 난 실패한 걸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솔직히 20대의 나이에 자기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에 능하기에 어떤 목표를 추진할 것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제 주변에 커리어를 완전히 다르게 가져가거나 종사하는 산업군을 완전히 바꾸지 않은 사람은 보기 드물지요.


심지어는 의사나 변호사 자격처럼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자격을 땄다고 하더라도 훗날에 그 직업을 계속 가지고 있지 않고 저널리스트나 사업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고 모두 평생 군인을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우리는 어떻게 살다 보니 홍콩이나 영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게 될지도 모르고, 갑자기 강원도 산골로 귀농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 누구도 자기의 앞날이 어떠할 것이다라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어떤 변화구가 내 삶을 온통 바꿔버릴지 모르기 때문이죠.


젊을수록 더 많은 실패를 용인할 시간적인 여유가 있지만, 결국 많은 시도 끝에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를 골라내어 거기에서 정착하고, 또 발전해 나가는 삶을 살게 될 겁니다. 그러니 너무 일찍부터 확정적인 인생을 계획하지 마세요. 신께서 나를 어디에 사용하실지는 아직 모르니까요.


우리는 초중고대 16년을 결과지향적인 환경에서 학습을 했습니다. 공부를 하고, 시험을 보고, 그에 따른 점수를 획득해서 나의 유능함을 증명하는 과정이었죠. 평균 몇 점이냐에 따라서 당신은 훌륭한 사람이거나 낙제권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사회에 나오면 명쾌한 점수로 재단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어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훌륭한 일입니다. 하지만 목표의 핵심은 어쩌면 목표 자체가 아니라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진짜 인생이라 부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목표 도달에 실패를 하던, 성공을 하던, 그 추진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모든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는 거죠.


아마 지금 인생 10대 목표를 세운다면, 그리고 10년 뒤에 돌아본다면 3개쯤은 달성했을 것이고, 3개쯤은 상당한 진척이 이뤄졌을 것이며, 4개는 손도 대지 않은 목표일 것입니다. 그런데 도달하지 못한 목표를 가지고 절망할까요? 아닐걸요.


지나 놓고 보면, 어떤 목표는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목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이런 것쯤은 있어야 해라는 분위기에 휩쓸려 세운 목표가 있을 수 있고, 어떤 것은 내 인생에 굳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고 제외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목표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시도하는 와중에 배운 것들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목표는 결국 지금 뭉개고 있지 말고 일어나서 시작하라는 신호를 준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떤 중간 지점을 지향해서 시도하고 노력해서 능력과 재능을 쌓아 올리는 과정이 바로 목표가 주는 두 번째 중요한 것이죠.


그러니 지금 명확한 비전이 없다고 실망하거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계속 일어나 시도하는 것. 포기하지 않는 것.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호기심을 가지고 꾸준히 찾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신의 시도를 응원합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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