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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Dec 21. 2022

자동차 먼지떨이개의 쓸모

지금 즐거워야

먼지떨이개

어제 서울의 기상예보에 의하면 아침온도가 1도 정도라고 하여 눈이 아니라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굳이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지 않았습니다. 그랬는데 웬걸. 아침에도 눈이 펑펑 오고 있고 세상은 온통 하얀색뿐. 아침에 출근하는 아내와 학교에 버스 타고 가야 하는 아이들이 부리나케 준비합니다.


제가 차로 등원시키는 막내는 가장 마지막이라 커피 한잔하고 있는데 첫째 녀석이 학원에서 문자를 받았네요. 어제 학원에서 같은 반의 녀석이 코로나 확진되었으니 오늘 등교하기 전에 병원 가서 코로나 검사하고 정상 확인서 받아야 한다고. 쩝. 이렇게 또 평범한 하루의 일정이 무너지고 코로나 걱정이 들게 되었습니다.


계획대로 되는 일은 많지 않다고 하는데 눈이 오는 와중에 이런 일이 발생하니 원래의 저였다면 짜증이 났을 겁니다. 그런데 올해 계속 읽고 명상하는 여러 지침들로 인해 나의 하루 루틴이 조금 무너진다고 큰 일은 아니라는 걸 이제는 이해하고 있죠. 사소한 것들에게 그리고 새로운 경험들에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첫째와 막내를 데리고 차로 눈길을 헤치고 이동해야죠? 차에 타고 보니 쌓인 눈을 어찌 치울까 걱정이 됩니다. 서울에 지하주차장 있는 아파트에 사니 차에 눈 치울 일은 몇 년 동안 없었거든요. 그러다 트렁크를 살피는 중에 발견한 먼지떨이개! 받아서 4년 정도 트렁크에 굴러다니기만 했던 바로 그 녀석!


딱딱하게 굳지 않은 눈의 경우 먼지떨이개로 쓸어버려도 부드럽게 쓸려 나가네요! 거기에 엔간하면 젖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휙휙 눈을 털어버릴 수 있습니다. 전면 유리, 후면 유리, 옆의 유리까지 모두 눈 치우기 끝! 먼지떨이개 사용 첫 개시! 이런 사소한 것들도 감사하고 즐겁습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 늘 어딘가를 향해 질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사실 지금. 오늘 하루들의 집합이죠. 지금 괜찮아야 합니다. 현재를 희생해가면서 무언가를 추구한다는 것은 글쎄요. 별로 긍정적인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진짜 중요한 것들을 조금씩 잃게 됩니다. 건강, 가족들, 시간, 등 하나씩 언젠가는 사라지겠지요. 그러니 지금. 오늘 만족하고 즐거워야 합니다. 매일 쾌락을 추구하라는 말은 아니지만요~ 


큰 목표를 위해 지금을 희생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큰 목표를 위해 지금 준비하는 과정도 즐겁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 큰 목표가 과연 나에게 좋은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우린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지만 마음의 평안은 가질 수 있습니다. 주말에만, 또는 은퇴하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마음의 평안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내가 그렇기로 결정하면 되거든요.


코로나 아닌 것으로 확인된 아들을 보내고, 막내의 유치원에 평소보다 늦게 도착하니 아이들이 눈썰매를 타고 있네요. 막내는 아주 빨리 유치원 놀이터로 뛰어갑니다. 멋지네요. 아이의 행복한 미소는 정말 가슴을 흐뭇하게 합니다. 즐거운 하루를 보낼 막내를 생각하면 기쁩니다. 감사하네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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