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회사원으로 일하던 시절, 가장 싫어한 것은 회의 시간이었습니다. 10명이나 회의에 모아 놓고 회의를 진행하는데 정말 효율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죠. 시간낭비, 인건비 낭비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내가 여기 있어야 하나? 이런 생각 말이죠.
다음으로 싫어했던 것은 전화로 뭔가를 요청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상대방은 말로 요청하고 끝이지만, 전화를 받는 입장에서는 전화의 내용을 파악하고,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내부 프로세스를 돌려야 하는데 구두로 논의하면 전혀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스마트폰에 데이터 요금제가 나온 이후 거의 언제나 통화량은 최소, 데이터는 넉넉하게 하는 요금제를 선택했습니다. 그 와중에 통화량은 정말 쓸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영업직이 아니라서 그랬을 수도 있죠.
어쩌면 제가 T라서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뭐든지 명확하게 오해가 없도록 정의되어야 실행하는 것에서도 속도가 난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무엇을 요청했는지 데이터로 남아있지 않으면 참 많은 문제가 발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X세대입니다. 그런데 Z세대의 특징 중 하나가 회의 시간에 침묵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해 즉각적인 대화보다는 생각을 정리해 메시지로 전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음? 저는 일찍 태어난 Z세대일까요?
Z세대는 오프라인 회의에서는 조용하지만 슬랙이나 팀즈 같은 메신저에서는 훨씬 적극적인 활동을 한다고 합니다. 텍스트 기반의 공간에서는 아이디어를 더 빠르게 던지고, 논리적으로 생각을 정리해 낸다고 합니다. 회의실보다는 디지털 공간에서 더 빛난다고 볼 수 있죠.
저는 동료나 상사가 뭘 해달라고 구두로 요청하면 이메일로 요청을 보내주세요~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상대방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업무처리를 해야 할 사람은 전걸요? 제가 잘해줄 수 있게 해 줘야 결과물이 더 좋잖아요? 음. 약간 뻔뻔한가?
얼마 전에 신문에서 회의시간에 ‘질문 있으신가요?’라고 물어보면 안 된다는 내용을 읽었습니다. 우와. 완전 공감. 이렇게 물어보면 항상 말하는 사람만 질의를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의 적극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가 없죠.
“이중 공감되지 않는 부분은?”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어디에 초점을 둘까요?”
이처럼 구제척이고 맥락 있는 질문이 더 효과적이라는 걸 이제야 깨닫네요. 제가 ‘질문 있으신가요?’라는 문장이 효과가 없다는 것은 알았어도 이처럼 다른 형태의 질문이 훨씬 효과가 좋다는 건 이제야 알게 되다니 참 미련했네요.
세대 간 표현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을 이제 모두가(특히 상사가)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말이든 글이든 각자의 방식이 다른 것을 인정하고 어떻게 해야 더 참여율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관점의 전환이 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회의는, 개인적으로 아마존식 회의가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리 안건을 확인하지 않고 들어오는 사람들 진짜 짜증 남. 시간 낭비의 주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회의 하시길 기원합니다.
오늘의 질문: 여러분의 회의 시간은 어떤 모양인가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