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강한 아이로 키워라라는 책을 읽은 계기는 사실 자녀교육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TV에서 조선미 교수님이 나오셔서 말씀하시는 것에 지극히 공감이 가서 조금 더 저자의 생각을 알아보고 싶었다고 할까요? 우리 아이들은 이미 중학생, 고등학생이라 뭘 더 말해주기 어려운 시기거든요.
그런데 쭉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사람은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의 사람 모두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안전한 가정에서의 교육을 넘어, 비교적 안전한 학교 생활을 넘어, 진짜 정글이 펼쳐지는 사회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할지 설명해 준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행복한 사람이 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잘 정리되어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40년 이상 연구한 결과 다음 7가지가 행복의 조건이라고 결론지었다고 합니다: 고통에 대응하는 능력, 교육 수준, 안정된 결혼 생활, 금연, 금주, 운동, 적당한 체중.
놀랍지 않나요? 7가지 항목 중에 돈이 없어요! 그리고 1번으로 언급된 것이 고통에 대응하는 능력이랍니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 돈 등이 행복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일을 잘 견디는 게 행복에 중요하다는 말이죠.
우리가 과거보다 분명히 더 잘살고, 굶지도 않는데 계속 사는 게 힘들다는 사람이 나와요. 그것은 예전보다 고통의 총량이 늘어서가 아니라 그 고통을 견디는 능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부모로서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소망 중 하나는 자녀들이 행복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영어 유치원을 보내고, 대치동 학원을 보내며, 명문대를 보내려고 애씁니다. 나의 노후를 포기하고 돈을 모두 사용하더라도 자녀가 행복하길 바랍니다. 좋은 대학을 가면 미래가 행복할 것을 확신하시나요?
그런데 아이가 행복하지 않대요. 스트레스로 힘들어 죽겠대요. 신문에는 자살 사건이 종종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 아이가 사회에 나가면 더욱 큰 좌절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때는 심지어 부모가 어떻게 해줄 수도 없어요.
1937년부터 70여 년간 계속된 그랜트 스터디에서 당시 하버드 법대생이 된 268명의 평생을 추적합니다. 연구 주제는 행복한 삶에 공식이 있을지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70년이 지나고 살펴보니 30%는 누가 봐도 성공한 삶을 살았고, 30%는 실패의 길을 걸었습니다. 40%는 중간을 걸었죠. 세계 최고의 대학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는다고 해도 30%는 실패한다는 겁니다.
영혼이 강한 아이, 시련에 강한 아이로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는 아이의 감정을 잘 이해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공감을 크게 했습니다. 화가 났으면 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감정은 느끼는 사람의 고유한 경험입니다. 내가 아이의 감정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는 거죠.
감정을 부정당하면 아이는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무시당한다는 느낌 말이죠.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것 때문에 소통이 차단되며, 관계가 상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화가 나거나 상처받는 것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않아서일 경우가 더 많습니다.
어른 입장에서 보면 별일 아닌데 운다거나 격하게 화를 낼 때 보통 어른은 별일 아닌데 왜 울어? 화낼 일도 아닌데 왜 그래? 이렇게 반응합니다.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는 말을 하는 거죠. 아이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도, 울만한 일일 수도 있는데 말이죠. 그걸 인정해 주는 것이 아이를 존중해 주는 일입니다.
원하는 대로 해주고, 행동을 통제하지 않는 것(식당에서 뛰는 행동처럼)은 자신감을 키워주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와 좌절에 대한 내구력을 약화시킬 뿐입니다. 도리어 적절한 자제로 통제를 경험하는데 장기적으로는 더 낫습니다. 대신,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받은 아이야말로 자신감 있는 어른으로 성장합니다.
오늘의 질문: 아이의 감정을 수긍하고 잘 받아주고 있으신가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