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에는 늘 그림자처럼 죽음이 깃들고
시련의 파도는 멈추는 법이 없으니
모든 끝은 우리에게 왜 사느냐고 묻는다
매서운 풍파 견디고 피어난 꽃들도
결국엔 제 무게 이기지 못해 추락하지만
만개했던 기억 짓이기며 스스로 거름이 될 때
나무는 비로소 내일의 싹 틔울 희망을 얻는다
삶의 끝에 죽음이 기다리고
고통의 농도가 이토록 짙을지라도
거름이 된 생 위로 다시 솟구치는 초록은
이제 죽음에게 왜 지느냐고 되묻는다
지는 것은 끝이 아닌,
다시 돌아오기 위한 필연의 궤도
우리의 고단한 오늘 또한
순환의 숲을 이루는 단단한 뿌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