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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vin Seo 서승교 Mar 20. 2020

찰(察), 감(感), 상(想), 행(行)

디자인 싱킹 기반의 혁신 활동들.

디자인 싱킹 기반의 혁신 활동은 찰(察), 감(感), 상(想), 행(行)입니다.


앞선 글들에서 저는 디자인 싱킹을 프로세스나 방법론으로 이해하는 것보다는 사상이나 철학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사상이나 철학은 상당히 형이상학적이고 개념적인 내용이라 사람들에게 와 닿지 않는 것이 현실일 것입니다. 그러면 디자인 싱킹을 여러분의 혁신을 위한 철학이나 사상으로 만들려면 어떤 일들을 해야 할까요? 실제로 많은 분들이 제게 묻는 질문인데요.  사실 저도 명확하게 무엇을 하라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특정한 활동이나 방법을 언급할 경우, 그것들에만 집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디자인 싱킹을 혁신을 위한 철학이나 사상으로 훈련하기 위한 활동들을 약간은 개념적으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디자인 싱킹의 목표는 혁신에 있습니다. 그리고 혁신은 목표는 사람들의 행위를 혁신의 결과물에 의해 바꾸는 것에 있죠. 이를 전제로 디자인 싱킹을 철학이나 사상으로 만들기 위한 활동들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혁신을 과실수를 기르는 것에 비유하면 <그림#1>과 같습니다. 

1. 모든 혁신의 출발은 고객 니즈를 바탕으로

: 기업이나 전문가의 가설에서 출발하는 혁신과 디자인 싱킹에 의한 혁신이 가장 다른 점은, 여러 번 강조하였습니다만, 개설 없이 고객을 들여다보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을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점입니다.  결국 혁신의 결과물은 고객을 위한 것이므로, 그들의 진짜 니즈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죠.  그림에서는 나무가 심어지고 지속적으로 양분을 얻는 토양으로 표현하였습니다. 


2. 통찰하기(察, Getting Insights)

: 고객을 관찰하고 이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는 활동은 디자인 싱킹의 사상에서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활동입니다. 고객을 보다 체계적이고 분석적으로 조사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들이 있고 이를 학습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디자인 싱킹을 자신의 철학으로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는 무엇보다도 나가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습관을 들일 것을 권유합니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습관인데요. 여러분 개인의 패턴에 따라 습관적으로 사람들을 관찰하는 연습을 하세요. 이를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시지 말고, 일단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해보세요.  출퇴근길, 식사를 위해 방문하는 식당, 여가를 위한 공원,극장이나 카페, 물품 구매를 위한 쇼핑몰... 등등 여러분들은 이미 고객들의 현장에 나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만,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재미있는 고객 행위들이 발견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행위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네, 여러분들은 고객의 행위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연습을 하고 계신 겁니다. 이 활동이 습관이 되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시간도 줄어들게 됩니다.  나무의 생장에 비유해 본다면 땅(고객 니즈)에 씨(디자인 싱킹)가 심어져서 뿌리가 내리고, 곧은 몸통으로 자라는 과정(인사이트)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통찰하기가 습관이 될 때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마치 나무의 몸통이 자라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처럼 말이죠. 


3. 영감얻기(感, Getting Inspiration) 

: 고객을 관찰해서 니즈와 인사이트를 도출한 다음에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영감얻기 활동을 하여야 합니다. 이는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여러분들이 도출한 고객 니즈 가운데 가장 관심이 가는 니즈들을 선택하는 활동입니다.  나무의 가지들이 하나의 몸통에서 여러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것처럼 하나의 인사이트나 하나의 니즈에서 다양한 영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활동에서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의 감(感)을 믿는 것인데요.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므로, 여러분에게 가장 어필했던 니즈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여러분들이 특정한 니즈에 끌리는 것은 여러분이 고객 관찰활동 시에 그만큼 감동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여러분들이 고객의 니즈에 공감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기존의 전문가들의 영감얻기 활동과 구분됩니다. 전문가들의 영감얻기는 상당히 주관적이고 확증편향적인 성격을 보입니다만, 디자인 싱킹에서의 영감얻기 활동은 고객 니즈 종속적이고 탐색적인 성격을 띱니다. 이 활동을 좀 더 쉽게 연습하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도출한 고객 인사이트나 니즈들을 유사한 것들끼리 여러 번 묶어보는 반복적 클러스터링(Clustering)을 추천합니다. 


4. 발상하기(想, Ideation)

: 앞선 활동에서 얻은 영감은 결국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방향성의 의미합니다. 고객의 강한 니즈를 발견하였다면 그다음은 이를 해결해 주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이 활동은 여러분들에게 어쩌면 매우 익숙할 것입니다.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마케터로서 여러분은 그것이 가설에 의한 것이던 아니던 상관없이 아이디어를 내는 일을 하고 계실 테니까요. 아이디어를 잘 내기 위한 여러 방법들이나 이론들이 있습니다만, 그것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아이디어가 잘 나오지 않는 경우 사용하는 보조적인 역할이 더 의미가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들이 고객들의 니즈를 제대로 공감하였다면 아이디어는 어쩌면 자연스럽게 많이 낼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내는 연습도 역시 습관이 중요한데요.  이를 습관화한다는 것은 여러분들이 시험공부를 준비하는 과정과 유사합니다. 많은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라는 의미인데요. 고객의 니즈는 고객의 문제이고 이를 많이 접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바로 발상하기(Ideation)를 연습하는 방법입니다. 나무의 생장에 비유해 보면 아이디어는 여러 갈래의 나무 가지에 달린 열매와 같다고 볼 수 있겠네요.


5. 실행하기(行, Implementation)

: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실행하지 않으면 여전히 디자인 싱킹은 생각에 머물 뿐 철학이나 사상으로 발전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디자인 싱킹에 대한 믿음은 결국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결과물에 의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교육 수준에 머무는 디자인 싱킹은 실행의 커다란 장벽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컷 재밌고 교육받고, 의미 있는 워크숍을 하고서는 도출된 아이디어들이 모두 휴지통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죠. 여러분들이 고객 니즈를 통해 얻었던 통찰, 영감, 아이디어가 실행되고 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통해 여러분들의 신념을 확인하는 순간, 디자인 싱킹은 여러분들께 하나의 사상, 신념, 혹은 철학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신 것처럼 하나의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만들어져 나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의 아이디어를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 보는 일은 상대적으로 쉬운 활동입니다. 그것이 개인적으로 해볼 수 있는 것이면 더욱 그러하겠죠. 여러분들의 발상한 아이디어들을 그냥 스케치나 문서로만 남겨두지 말고 조합해서 간단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보세요. 그리고 여러분이 만든 프로타입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들어보세요. 피드백이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여러분의 디자인 싱킹에 대한 믿음은 더 굳건해질 것입니다. 이 과정은 나무에 열린 열매를 수확하는 것과 같습니다. 농부는 나무에 열린 많은 열매들 가운데 가장 실해 보이는 것들을 수확합니다. 아무리 좋은 열매라고 해도 수확되지 않으면 곧 상해버리고 가치가 없어지고 맙니다.  실한 열매들을 수확해서 고객들에게 더 좋은 가치로 치환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여기까지는 개인차원에서 시도해 보거나 연습할 수 있는 활동들입니다.


실제 여러분들의 업무에 적용한다면 한 가지를 더 해야 하는 데요. 그것은 아직 러프한 상태의 프로토타입을 회사가 가지고 있는 역량과 기술로 보다 가치 있는 것으로 제품화 상품화하는 일입니다. 그림의 마지막 단계처럼 나무에서 수확된 열매가 과일 음료로 탈바꿈하는 것이죠.  이 과일음료는 고객들의 갈증이나 비타민 섭취 같은 기능적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도 있고, 청량감이나 포만감 같은 감성적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용도로 소비되던 결국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혁신(Innovation)이 완성되는 것이죠.  


즉, 디자인 싱킹을 통한 혁신활동은


Design Thinking Innovation Process (4Is):

Insight(察)--> Inspiration(感)--> Ideation(想) --> Implementation(行) 


의 과정으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디자인 싱킹이 혁신을 위한 철학이나 사상으로 체화되기 위해서는 디자인 싱킹의 지식을 연습하는 활동들이 필요하고, 고객의 니즈에서 출발해서 통찰하기, 영감 얻기, 발상하기, 실행하기의 활동을 일관성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죠.  연습이 게을러지면 그만큼 성과도 줄어들게 됩니다. 즉 고객을 만족시키거나 감동시킬 수 없다는 것이죠. 디자인 싱킹 관련 여러 교육들을 통해서 현장에서 고객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은 지식을 쌓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사상이나 철학으로 발전되지는 않습니다. 알고 계신 지식을 지속적으로 연습하고 적용해야만 고객 중심 사상과 철학으로 무장한 진정한 디자인 싱커가 되실 수 있습니다 

<사진#1> 아파트 단지의 공터에서 아이들이 공놀이를 하는 모습입니다.  아마도 족구를 하는 것 같은데요. 그들이 타고 온 자전거로 네트를 만든 것이 인상적입니다.  이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어떤 통찰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진#2> 코로나 19로 인해 마스크 구입이 5일제가 되면서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마스크 판매 시간에 사람들이 약국 앞에 줄을 서 있는 모습인데요. 이 모습을 통해 여러분은 어떤 통찰을 하셨나요? 이들의 고통을 해결해 주기 위한 아이디어의 영감을 얻으셨나요? 무엇을 실행할 수 있을까요?

<사진#3> 건널목에 설치된 의자입니다. 이는 다리가 불편해서 신호대기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것인데요. 아이디어가 실행된 것은 좋아 보입니다만, 어딘가 사용자 관점에서 어색해 보입니다. 무엇이 바뀌어야 할까요?


+ 디자인 싱킹을 사상으로 체화해야 하는 이유는  고객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얻기 위함입니다.


+ 지식은 특정한 한 가지 문제를 풀 수 있지만, 지혜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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