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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vin Seo 서승교 Sep 08. 2020

혁신은 현상 너머의 진짜 문제를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혁신은 현상 너머의 진짜 문제를 발견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숙명을 가진 기업들만의 목표와 비젼의 방향으로 고민되던 혁신은 어느덧 우리 사회 전반에서 공통적인 이슈가 되어버렸습니다. 학교나 공공 기관 같이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곳에서도 혁신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요. 아마도 그들에게도 혁신의 성공이 가져오는 달콤한 성과가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한 가지, 과거의 윗사람의 가설과 지시에 따른 워터폴 방식의 하향식 혁신의 한계가 기업이 아닌 분야에서의 갈증으로 느껴졌고 이를 해결하는 구성원 참여나 공감 방식의 혁신, 특히 디자인 싱킹의 접근과 성과물에 좀 더 가치를 두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공공 분야의 디자인 혁신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공공 분야의 혁신 활동과 기업의 혁신 활동의 차이는 이해 관계자들의 수와 복잡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업의 경우는 하나의 목적, 즉 부의 창출이라는 공통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각각의 역할은 달라도 지향점이나 기대하는 것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혁신을 진행하는 데 있어 서서 방향성만 정해지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죠. 반면에 공공 분야는 겉으로 보이기에는 정부 기관과 시민들의 구성으로 보이지만 정부 기관 안에도 그리고 시민들 안에도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얽혀있습니다. 게대가 그들 모두  지향점도, 혁신으로 기대하는 것들도 다르죠. 때문에 무엇인가를 바꾸기 위한 목적의 혁신 활동은 항상 잡음을 내게 됩니다.  한 집단의 가치 실현을 위해 무엇인가를 바꿀 경우 제한된 자원이라는 관점에서 늘 손해 보는 혹은 손해 본다고 느껴지는 다른 집단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공 분야에서 디자인 싱킹을 적용해서 혁신을 하려는 사람들은 이 점을 매우 신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제 경험상 많은 공공 분야 혁신 활동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선한 가치의 실현이라는 대의를 가지고 계시더군요.  그리고 이 대의가  수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분들이 진정한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있는데요.  스스로가 정한 선한 가치의 대의명분에 지나치게 몰입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미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회에서 절대 선이 있기 어려운 선한 가치를 주장하는 혁신은 공감받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디자인 싱킹의 관점에서 방법을 생각해 본다면 모든 이해관계자와 공감하고 그들 니즈의 교집합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는 혁신을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죠. 모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비전이 담긴 솔루션을 디자인하는 것이 열쇠입니다.  물론 이게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시민들의 니즈를 깊게 공감하고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들은 소위 "민원"을 두려워합니다. 기업의 관점에서 본다면 고객들의 불만 사항인데요. 공공 기관들은 대부분 민원을 잡음으로 여기고 이를 낮추기 위한 시도를 합니다. 그리고 이런 활동들도 혁신 활동으로 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공공 기관도 기업도 가끔 민원이나 불만 사항을 시민이나 고객들의 니즈라고 여기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현상은 아마도 민원이나 불만사항의 파급효과를 우려해서 빠르게 해결하려는 마음이 앞서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문제 즉, 또 다른 민원을 야기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죠. 지난 글들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사람들이 표현하는 불만 사항들이나 행동들은 결과적인 것들이 많습니다. 마치 우리가 감기에 걸려도 기침하고 폐렴에 걸려도 기침하는 것처럼 말이죠.  즉, 표현의 기저에는 근본적인 니즈가 존재하고 그 니즈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솔루션도 달라져야 하는 것입니다. 기침 증상을 멎게 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터져 나올 수 있습니다. 


디자인 싱킹을 치료에 비유하자면 응급처치가 아니라 근본적인 치유의 방법입니다. 따라서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그 효과는 좋습니다.  물론 현장에서는 수많은 변수와 조건들이 있습니다. 재촉하는 사람들도 많고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이해 관계자들과의 공감에서 문제 해결을 시작한다면 그 결과는 긍정적일 것입니다.  소수의 선한 의지의 표현과 행동이 공공의 혁신의 목표가 아니라 모두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공공의 혁신의 목표라고 생각한다면 "모두와 공감하고, 그들의 표현 너머에 있는 진짜 니즈의 공통분모를 찾아 더 나은 솔루션으로 모두에게 가치를 제안하세요." 


+ 사람들은 자신들의 니즈가 무엇인지 모를 때도 많고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도 모를 때가 많습니다.


++ 현상 너머의 진짜 문제를 발견하고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진짜  잡음이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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