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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vin Seo 서승교 Apr 06. 2020

혁신의 열쇠는 심도 깊은 고객 이해입니다.

혁신의 열쇠는 심도 깊은 고객 이해입니다. 


"고객 조사는 우리도 이미 많이 했어요. 그리고 우리는 고객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어요. 디자인 싱킹 하는데 왜 고객 조사를 또 해야 하죠?"


기업이 가지고 있는 혁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디자인 싱킹을 적용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은 디자인 리서치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일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를 어떻게 설명하고 계신가요? 조사 대상자의 대표성과 객관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시나요? 아니면, 디자인 싱킹을 이해 못하는 클라이언트의 무지를 탓하시나요?  오늘은 디자인 리서치의 목적과 당위성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디자인 싱킹의 적용에서 디자인 리서치를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리서치와 디자인 리서치의 차이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물론, 두 리서치 모두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공통점입니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둘의 차이를 만드는 가장 큰 기준은 서로 다른 리서치의 목적입니다. 시장 조사라 불리는 기존의 리서치의 목적은 주류 사용자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나 행동의 패턴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디자인 리서치를 진행하는 이유는 혁신의 단서를 찾기 위한 것이죠.  기존의 리서치는 세대별 혹은 세그 별 대표성을 갖는 조사 대상자를 충분히 모으고 이들을 대상으로 똑같은 질문을 하여 얼마나 많은 응답자가 유사한 응답을 보이는 가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에 디자인 리서치에서는 대표성보다는 기존에는 몰랐던 사실이 발견될 가능성이 큰 조사 대상자를 선별하고 이들로 하여금 다양한 혁신의 단초를 찾는 것이 중요하죠. 따라서 조사 대상자의 수나 대표성은 상대적 중요도가 떨어집니다. 오히려 의외성의 요인이 조사 대상자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죠.  


또한, 디자인 싱킹에서 시행되는 고객 리서치는 고객과 충분히 공감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진행됩니다. 그리고 고객과 충분히 공감한다는 의미는 고객을 심도 깊게 이해한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혁신을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은 올라가게 되는데요. 이를 표현한 그래프는 <그림 #1>과 같습니다. 그래프에서 x축은 리서치를 통한 고객과의 공감 정도를 표현하는 것이고 y축은 제안하는 설루션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1. 고객에게서 듣기 

고객 공감을 위해서 가장 쉽고 흔하게 진행되는 리서치는 고객 인터뷰입니다. 마케팅 리서치라면 대부분 준비된 가설을 묻고 정성적인 답변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디자인 리서치라고 하면 가설 없이, 고객의 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고객 인터뷰는 고객이 인식한 불편점이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리서치 방법입니다만, 이를 반영하여 설루션을 제안한다고 하더라도 고객의 만족을 담보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고객이 표현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설루션이 여전히 해결해주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래프에서 ① 로 표시된 영역) 고객은 최소한 불만족도가 "0"이 된 지점에서부터 구매 행위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2. 고객 관찰하기 

고객에게서 듣기 만으로 채워지지 않은 고객의 불만족 부분은 인터뷰와 함께 진행되는 고객 관찰하기에 의해 채워질 수 있습니다. 고객들의 인식에서 잊혔거나, 혹은 참을 수 있는 니즈 혹은 페인들은 말로는 표현되는 않지만 여전히 고객의 행동이나 그들의 콘텍스트에 남긴 흔적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고객 인터뷰에 고객 관찰이 더해진 고객 리서치가 시행될 때 비로소 제안하는 설루션은 경쟁력을 가지기 시작하고, 고객 조사의 범위가 커지면 커질수록 시장 경쟁력 또한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프에서 ② 로 표시된 영역) 


고객 리서치로 듣기와 관찰하기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고객을 알 수는 있습니다.(Know) 그리고 고객에게서 들은 불편함을 해결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하는 것은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선 활동의 영역입니다. 디자인 싱킹의 적용 범위가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선도 포함하기는 합니다만, 이는 기존의 마케팅 리서치만으로도 충분히 유사한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혁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아는 것을 넘어서서 고객을 이해하는 것(Understand)이 필요한데요. 이는 고객 니즈를 분석하는 것을 통해 달성됩니다. 


3. 고객 (니즈) 분석하기

고객에게서 듣기와 고객 관찰하기에서 발견된 유의미한 단서들을 니즈 단위로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고객과의 공감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주로 자신이 경험한 설루션들 가운데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식으로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경향을 보이는데요. 이는 고객들이 조사자에게 필요로 하는 것을 말하거나 표현하는 것 또한 이와 같은 경향을 보인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서 고객들이 요구하는 설루션은 가장 효과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이죠. 반면에 고객의 니즈를 명확하게 이해하면 다양한 역량과 자원을 가진 기업 입장에서는 개인이 생각하거나 경험할 수 있는 수준 밖의 더 효과적인 설루션을 창의해 낼 수 있고 이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고객에게 기대 가치를 넘어서는 추가된 가치를 느끼게 해 주고 고객은 감동하게 되죠.(그래프에서 ③으로 표시된 영역)

고객이 기존의 제품의 서비스에서 기대했던 가치를 넘어서는 추가된 가치를 느끼게 되면 고객들은 기존까지의 알고 있던 문제 해결 방식을 버리고 제안된 제품이나 서비스의 새로운 문제 해결 방식으로 행위를 바꾸기 시작합니다.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제안되는 설루션에 대해 고객은 감동받게 되고 그 감동이 고객의 기존의 문제 해결 행위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바꾸게 되는 동인이 됩니다. 그리고 이 지점을 기업의 혁신이 완성되는 포인트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고객 공감은 듣기, 관찰하기, 분석하기의 과정을 거쳐 이뤄지고 듣기, 관찰하기에 의해 개선된 설루션에 대해 고객들은 만족하지만 그들의 행위를 바꾸지는 않습니다. 고객 근본적인 니즈를 분석하고 이를 해결해주는 혁신적인 설루션, 추가적인 가치를 제공해 주는 대안이 제시될 때, 고객들을 이를 그들을 삶의 받아들이고 그들의 문제 해결 방식을 바꾸기 시작합니다. 즉 혁신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사진#1> 서울시의 공공 자전거 서비스 따릉이가 주차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거치대를 초과하여 많은 수의 자전거가 놓여 주차되어 있는데요. "공공 자전거가 필요해요"의 시민들의 요구를 더 깊게 이해했더라면 어떤 서비스가 제시될 수 있었을까요? 사람들이 공공 자전거를 거치해 놓은 모습에서 어떤 니즈를 분석해 낼 수 있을까요?

<사진#2> 서울 지하철 7호선 전동차 맨 마지막 칸에 설치되어 있는 자전거 거치대입니다. 

언뜻 보면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애석하게도 자전거를 가지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날은 주말뿐입니다. 평일에는 오히려 죽은 공간이 되는 것으로 관찰됩니다. "자전거를 가지고 지하철을 이용하고 싶어요."라는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고객의 니즈를 충분히 이해했다면 어떤 설루션이 제안되었을까요?

<사진#3>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의 모습입니다. 아니 공유형 스마트 킥보드가 전용 주차라인에 주차되어 있는 모습인데요. GPS가 달려 있어서 빌리는 장소와 반납하는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인 공유 전동 킥보드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여기저기 제멋대로 방치되었는 모습보다는 전용 주차 공간에 주차되어 있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서 이 서비스는 어떤 설루션이 제안되어야 할까요?

<사진#4>한 집 앞 현관에 놓여 있는 배송 전용 바구니입니다. 재활용이 가능한 형태로 보이는데요. 이는 고객의 어떤 니즈를 해결해 주는 것일까요? 고객의 환경보호에 대한 참여 니즈일까요? 아니면 배송 종이 상자의 처리에 관한 니즈일까요?  고객이 빠른 배송과 더불어 혹은 연계되어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일까요?


+고객을 잘 알고 있는 것과 고객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은 다르며, 고객을 깊게 이해할수록 혁신의 가능성도 크기도 커집니다. 


++ 다시 말하지만, 혁신은 고객의 행위를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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