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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vin Seo 서승교 Mar 02. 2021

디자인 이노베이션은 작은 관심에서 출발합니다.

디자인의 의한 이노베이션은 사람들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 출발합니다. 


우리는 흔히 이노베이션을 이야기할 때 뭔가 큰 개념의 것들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습니다. 뭔가 투자가 많아야 한다거나, 아님 엄청난 기술이 있어야 한다던가 하는 것처럼 말이죠. 혹은 이노베이션은 최신 유행의 사조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강박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신의 트렌드 (대부분은 한 번의 펄스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만)가 반영되지 않으면 시시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 때문인지 대게 이노베이터라고 하면 남이 모르는 새로운 기술이나 움직임 등을  알고 있거나  이것들이 적용된 제품을 쓰고 있는 사람들로 인식하고는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그냥 유행이라고 부르는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습니다. 


생각해 봅시다. 요즘 어떤 것들이 트렌디한 이슈들일까요? 요즘 제 페이스북에서 자주 보이는 것들은 아이폰 사용자에게 적용되는 앱입니다만, 아주 핫한 클럽하우스라는 앱이 있고, 또 가상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라고 하는 것도 있습니다. 방식은 다르지만 이 둘 모두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라는 공통점도 갖는 것 같네요. 그리고 흔히 이노베이터로 불리는 사람들은 이 둘에 열광하고 있는 것도 볼 수 있네요. 클럽하우스의 경우는 예전 싸이월드,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이 그랬던 것처럼 사용자가 얼마나 많은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가가 이용자들의 관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클럽하우스나 제페토 같은 메타버스를 우리는 혁신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정답은 모르겠지만, 조금 생각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적어도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반응하는 본능이 있다고 봅니다. 익숙한 것보다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감도를 높게 보이죠. 그것이 제품이던 서비스이던, 심지어 사람까지도 말이죠. 그리고 이러한 본능은 혁신에 대한 반응도 유사해 보입니다. 무언가 새롭다고 느껴지면 혁신적이라는 수식어를 쉽게 붙이곤 합니다. 혁신적 제품, 혁신적 서비스, 혁신적 사업, 그리고 혁신적 디자인. 모두 새롭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또한 혁신의 의미에는 기존의 것들에 반하여 새롭게 하다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을 그렇게 해석하는 듯합니다. 이는 뭔가 기존의 것들에 대해 반대하거나 파괴하여야만 그 가치가 인정받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죠. 아마도 그래서인지 혁신은 사람들이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 것 깉습니다. 다시 말하면 혁신은 사람들이 수용하기 힘든 것이라는 의미 전달도 고객들에게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식자들에 의해 거론되는 혁신의 이면에는 호혜적인 측면보다는 경제적인 잠재력의 평가가 주요한 요인으로 보입니다.  그것이 어떻게 고객에게 받아들여지고 어떠한 결과를 가치를 만들어낼 것 인가보다는 그들이 말하는 혁신이 얼마나 큰 금전적 가치를 주창자들에게 벌어줄 수 있는가를 평가 요인으로 본다는 말입니다. 물론 모든 혁신이 호혜성과 공공성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만, 궁극적으로는 이 두 가지 성질을 가진 혁신의 결과물이 수명도 길고 더 큰 경제적 가치까지 만들어 냅니다. 


여기까지는 기존 혁신의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즉, 방식과 결과물이 그래 왔다는 것이죠. 어쩌면 지금까지의 혁신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감자나 쓰디쓴 약과 같은 성격이었는지 모릅니다.  분명 좋은 것임에는 맞지만 이를 고객들이 수용하기에는 쉽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케팅이라는 계몽활동을 통해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받아들이게 만들어왔습니다. 이는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시간적인 측면에서도 경제적이지 못한 방법이었습니다. 때로 사람들에게는 이런 스타일의 혁신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다른 스타일의 혁신도 디자인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기꺼이 수용하는 달콤한 혁신 말이죠. 


사람들이 바라는 혁신은 디자인 싱킹의 사상을 기반으로 달성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와 기술자들에 의해 주창되는 혁신은 주로 그들 스스로가 사용자라는 가설을 가지고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창하게 공급자 가설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됩니다. 가장 큰 오류는 그들 스스로가 주된 고객이라는 오해에서 출발하니까 말이죠. 따라서 그들의 접근의 시작은 표현은 하지 않아도 잠재적으로는 그들이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어떻게 조합해야 경쟁자들에 비해 차별적 우위를 가질 수 있는가 관심사입니다. 그들의 혁신 결과물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가치 있게 만들어줄 것인가는 나중의 고려 사항이죠. 반면, 디자인 싱킹의 접근 방식은 철저한 자기 배제에서 출발합니다. 내가 고객이 아니라 진짜 고객을 찾고 그들의 페인과 니즈에 귀를 기울이는 일에서 혁신이 출발합니다. 그 이후에 어떻게 고객들의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해줄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경쟁자를 의식하거나 하는 일은 극단적으로 보면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아마도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 싱킹에 의한 혁신은 사용자들이 쉽게 받아들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공감과 창의의 반복이 뾰족하게 모난 혁신을 사람들이 삼키기 좋은 감자와 약으로 만듭니다.   


우리의 주변을 한번 유심히 들여다보세요.  체감되지 않은 거대한 담론이나, 어려운 기술적인 그리고 파괴적인 것들이 아니어도 사람들의 삶의 가치를 더 낫게 만드는 혁신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혁신의 출발은  바로 우리 일상에 대한 작은 관심과 관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진정한 혁신가를 원한다면 새로움이나 차별성이 아닌 고객에게 전달할 가치의 크기에 집중하고 눈과 귀를 고객을 향해서 활짝 여세요.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혁신의 출발점입니다. 

<사진#1> 집 현관에서 발견한 전단지입니다. 수거맨이라는 서비스인데 분리수거할 쓰레기를 집 앞에 내놓으면 쓰레기 분리부터 배출까지를 대행해 주는 서비스인듯합니다. 뭔가 거창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의 아주 빈번하고, 귀찮고, 그래서 하기 싫은 고통을 해결해 주는 서비스로 보이네요. 적어도 집에서 이 역할을 하는 가족 구성원의 시간 가치는 나아졌을 것으로 보이네요. 

<사진#2> 지하철에서 발견한 한 커플의 모습입니다. 같은 양말을 나란히 신고 있는 것이 귀엽네요. 재미있는 모습입니다만 이 커플의 니즈는 무엇일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디자인 싱킹을 위한 관찰의 시작은 눈에 띄는 것, 재미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세요. 

<사진#3> 동네 어귀에서 발견한 노약자용 전동 카트의 모습입니다.  이용자가 귀여운 차양도 달고 겨울용 방한 손잡이도 설치한 듯 보입니다. 마치 이용자가 공급자를 향해서 자신의 이용 중 고통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합니다. 관찰만 해도 사용자의 이야기가 들리고 니즈가 발견되네요. 그것도 일상에서 말이죠. 


+ 바보는 쓸모없는 혁신을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 고객의 아주 오래되고 큰 문제를 아주 심플하고 적은 노력으로 해결하는 일이 진정한 혁신입니다. 그리고 매우 경제적인 스타일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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