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니즈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는 디자인 싱킹으로 혁신을 달성하게 위한 첫 번째 과정입니다. 그러면 고객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를 확인하기에 앞서 고객 니즈에 대한 그동안의 접근을 살펴보도록 하시죠.
"고객 니즈 발굴" 은 디자인 싱킹이 붐을 일으키기 이전부터 기업에서 해 오던 것입니다. 주로 마케팅 리서치를 통해서 고객을 만나거나 관찰을 통해 니즈를 찾아내는 방식이죠. "~를 이용하시는 불편한 점은 없으신가요?", "~를 이용하시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등의 직접적인 질문을 하거나 눈에 뜨이는 불편점들을 찾아내서 - 주로 사용자들보다는 연구자나 기획자가 느끼는 불편점 - 고객 니즈화하는 것이죠.
이러한 고객 니즈의 발굴과 이해는 여러 가지 한계점을 갖습니다. 먼저, 고객의 니즈 발생이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용에 국한된다는 전제의 한계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불만이나 니즈는 고객의 생활의 문맥 안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한 점이 간과되는 것이죠. 두 번째는 역시 확증 편향의 오류에 기인한 것입니다. 연구자가 처음부터 니즈 발굴을 전제로 접근하기 때문에 질문의 관점을 가지고 고객들에게 물어보게 되고 예상 가능한 불편점들이 나오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방식으로 발굴되는 니즈들은 상당히 표피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표피적인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만, 경쟁을 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이러한 수준의 니즈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경쟁자도 너무 쉽게 발굴하고, 어쩌면 우리보다 먼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죠.
고객 니즈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하기 위한 단계와 단계별 니즈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그림#1)
1. 고객 니즈의 발굴 범위를 넓혀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기업이 제공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용에 국한하지 말고 고객들의 삶 속에서의 제품과 서비스의 이용을 살펴야 합니다. 그러면 고객 불만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죠. 이렇게 발굴된 고객의 단일 니즈(Single Need)는 경쟁력을 갖습니다. 기업이 고객의 이러한 단일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은 고객 요구에 대한 대응(Adjustment)의 성격이며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의 변화를 가하는 것은 아니죠.
2. 발굴된 여러 니즈를 묶어봐야 합니다. 니즈 클러스터링(Needs Clustering)이라고 부르는 작업인데요. 고객의 삶 속에 나타나는 여러가 니즈들은 서로 독립적이며 동시에 연결적인 특성을 갖습니다. 따라서 유사성이나 공통 특성, 혹은 패턴에 따라 묶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발굴된 묶음 니즈(Clustered Needs)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한계점을 극복하여 개선된 다음 버전(Improvement)을 만들어 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이렇게 묶인 니즈들을 다시 아우를 수 있는 핵심 니즈를 도출해야 합니다. 이 단계가 가장 어려운 부분인데요. 이는 여러 묶음 니즈들의 다시 묶어보는 과정을 통해서도 발굴할 수 있고, 이러한 니즈의 묶음 작업과 관련 없이 도출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발굴된 니즈는 고객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근본적 니즈(Ultimate Need)라 볼 수 있습니다. 근본적 니즈의 발굴과 이의 충족해 주는 발명은 기업에게 혁신(Innovation)을 달성하게 해 줍니다.
그리고 이 모든 니즈 수준을 발굴하기 위해서 디자인 싱킹 고객 공감의 기본 원칙인 가설 없는 리서치와 고객 사실(Fact)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논의는 필수적입니다.
물론, 고객 니즈를 발굴해야 하는 모든 경우에 3단계의 니즈를 발굴 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목표가 무엇 수준(Ambition)이 무엇이냐에 따라 니즈 발굴의 목표 수준을 정할 줄은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기업이 경쟁자가 따라오지 못하는 수준의 경쟁력을 갖는 혁신을 달성하기를 원한다면, 고객 니즈를 깊이 이해하기 위한 고객 공감 과정에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해야 할 것입니다.
(사진#1)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대기 공간입니다. 겨울철 승객들에게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공간으로 보입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표면적인 니즈는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일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객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버스 이용 시 대기하는 고객들의 근본적인 니즈는 무엇일까요?
+ 고객도 그들이 근본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 혁신의 문제를 푸는 방법은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