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 숨
12월 마지막 달
곽의영
해의 끝자락이
저녁의 붉은 껍질을 벗기듯 저물고
달력 마지막 한 장은
하루의 남은 숨을 들고 흔들린다
지나온 날들은
서랍 속 오래된 편지처럼
접힌 마음의 금을 따라
은빛 가루처럼 흩어지고
사라진 시간들은
눈발의 뼈처럼 희게 갈라지고
웃던 날과 울던 날이
같은 얼음 아래에서 잠긴다
나는 이 마지막 달의 문턱에
작은 불씨 하나를 세워두며
가는 해의 식은 손끝을
따뜻한 마음으로 천천히 놓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