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던 거리에서 주인 없는 강아지를 만났어.
멀리도 가지 않고, 가까이 오지도 않는 거리에서
내게 뭐라고 하는 것 같았어.
허리를 굽혀 가장 부드러운 동작으로 강아지를 불렀어.
몇 번의 시도 끝에 손에 닿을 만큼 다가왔고,
나는 조심스럽게 쓰다듬어 주었어.
어떤 소리도 내지 않았지만 서로를 신뢰했고, 느꼈으며
그것으로 우리를 가로막던 담장은 순식간에 무너졌어.
만약 너와 나 사이가 무언가로 막혀
서로의 온기가 달라져 있다면
그건 아마도 언어가 달라서 그런 걸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