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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리J Oct 15. 2023

폭포와 분수, 그리고 에비앙

스위스의 물

라인 폭포


아침에 일어나서 향한 곳은 샤프하우젠 라인 폭포. 스위스 북부의 라인 폭포로 가는 열차 밖으로는 평원이 펼쳐졌는데 그 모습이 참 평화로웠다. 멋진 풍경을 동영상으로 촬영했으나 당시 유행하던 휴대폰 어플로 찍는 만행을 저지르는 바람에 흐리게 찍힌 점이 너무나도 아쉽다.


그나마 카메라를 따로 챙겨가서 몇 장을 건져온 게 다행이다. 아니었다면 필터의 저주를 받은 사진들만 남아 있었을 텐데.... 아래 사진이 카메라로 찍은 것 중 하나이다.


라인 폭포

Neuhausen Rheinfall역에서 내리자 유럽 최대의 폭포라는 명성에 걸맞게 라인 폭포의 소리가 멀리서부터도 들렸다. 폭포 중앙의 바위에도 유람선을 타고 가볼 수 있다. 하지만 바위 전망대에 올라가면 폭포를 감상하기는 힘들다는 후기가 있어서 대신 벤치에 앉아 라인 폭포를 구경했다.


스위스 패스를 구매할 때 받은 스탬프북에 라인 폭포 스탬프도 있다는 걸 알고는 열심히 찾아다녔다. 두세 바퀴 돌고서야 선물 가게 한구석에 놓인 스탬프를 발견하고는 기쁜 마음으로 찍어왔다.


라인 폭포 스탬프


이게 스위스 여행 중 남긴 유일한 스탬프였다. 다른 장소는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스탬프를 챙길 정신이 없었다.



분수대의 정체?


유심도 바꿀 겸 취리히로 돌아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취리히 여행이라 하면 보통 스위스 종교개혁이 시작된 그로스뮌스터 대성당과 취리히 구시가를 위주로 구경하기에 나도 천천히 걸어 다니며 도시 구경을 했다.


특별히 유명한 관광지가 없더라도 도시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감각을 불러일으켰다. 색다른 건물과 도로 위의 트램을 보며 느끼는 낯섦. 이게 바로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느낌이구나 싶었다.


취리히 시내


취리히에서 발견한 점을 더 꼽는다면 식수대가 있다. 작은 분수처럼 생겨서 처음에는 도시 경관을 위한 분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식수대 표지판이 붙어있었고 실제로도 텀블러에 물을 떠서 마시는 행인이 많았다.


나도 따라서 한 입을 마셨다. 보통 마시는 물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맛이었다. 그래도 뭔가 찝찝해서 쿱에 들어갔고 에비앙을 마주했다.



스위스 여행 내내 함께한 에비앙


에비앙은 세계 최초로 물을 상품화한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한국에서는 비싼 가격으로도 유명한 브랜드였다. 그런 에비앙을 스위스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알아보니 후에 놀러 간 스위스 로잔의 맞은편이 바로 프랑스의 작은 마을 이름이 에비앙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끌어올린 지하수가 바로 우리가 아는 '에비앙 생수'가 된 것이다.



가격은 0.95프랑. 75cl(=750ml)에 0.95프랑이면 1,400원 정도 되는 가격이다. 한국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싼 가격인 데다가 마트에 가면 에비앙 생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행 내내 에비앙을 마시며 돌아다녔다.



물맛 차이는 잘 모르겠으나 75cl 병의 입구가 스포츠 병처럼 생겨서 짜마실 수 있는 형식이어서 가지고 다니며 마시기 좋았다. 무게가 좀 있기 때문에 보통 전날 사서 숙소에서도 마시다가 절반 정도 남은 걸 들고나갔다. 보통 생수병처럼 생긴 큰 사이즈의 에비앙은 더 저렴했기 때문에 한 숙소에 오래 머무를 때는 대용량을 구매했다.





<여행 당시 남긴 기록>


의외로 취리히 볼 게 없네,라고 생각했는데 강도 멋졌고 도시도 멋졌고 그로스뮌스터도 멋졌던 걸 보면 그냥 내가 배도 고프고 어깨랑 다리가 아파서 지쳤던 모양이다.


물을 꼭 가지고 다녀야겠다고 느꼈다. 많이 돌아다니다 보면 덥고 힘든데 물이 없으니까 더 힘들더라... 인터라켄 가면 큰 에비앙 사서 묵혀놔야겠다.


스위스의 물은 에메랄드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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