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기회의 분배

by 랩기표 labkypy

경험의 소유, 소유의 경험

공유경제는 이미 익숙한 단어이지만 아직까지 그 정의나 방향성에 대해서는 왈가불가하다. 모빌리티 기술로 인해 그 산업의 크기는 커져가며 기존 세력과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는 궁금하다. 그래서 우리의 미래는 공유경제가 책임져 줄 것인가. 그래서 세상은 어떻게 변한다는 것이고 나는 이제 무엇을 해서 먹고살아야 하나.

그 질문에 뚜렷한 답은 얻지 못했지만, 공유경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에 대해서 이야기한 유현준 교수의 강연을 정리한 글은 아주 유효했다. 요악하면, 공유경제란 물건이나 재화 등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기술로 기회를 나누는 것이라는 것으로 이해했다. 거기에 덧붙여 공유경제라는 것은 생산품들이 기술 발달에 힘 입어 그 사용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 것으로 소유한 자동차가 제공하는 경험은 나라는 주체에 한정되겠지만, 기술의 힘을 빌려 공유경제 체제 속으로 흡수된다면 보다 넓고 다양한 경험이 생겨날 수 있다. 사회 시스템 전체를 보았을 때는 낭비가 줄고 효율이 극대화될 수 있다. 무질서가 질서 있게 변한다. 끊임없이 다량의 에너지를 소비하기 위해 환경파괴를 동반한 개발을 진행해왔던 인류 역사에 새로운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유 교수님은 소유의 종말이라는 유명한 이론에 대해서 다소 부정적이었다. 소유는 인간 본연의 욕구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공유경제란 사회주의 식의 강제성보다는 인간 욕구의 실현을 돕는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가야 된다는 것이었다. 그에 대해서 예를 든 것은 임대주택을 지원하기보다는 주택을 소유하게 하면 공동체의 슬럼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임대료 상승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이 필요한 사업가의 활동을 돕는 측면에서 대출 등의 사회적 장치를 유연하게 운영하여 그 기회(소유)를 확대하자는 것이었다.

나 역시 그 의견에 동의한다. 개인과 사회는 기대한 만큼 소유에 대한 집착이 사라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분배는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기회가 되어야 한다. 생산수단이 기회의 전부이자 그것을 독점함으로써 지배 계급을 나누는 시대는 끝났다. 소유는 종말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에서 경험으로 그 개념이 변화할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소유함으로써 교환가치를 가지게 된다. 그것을 공유할 수 있는 가치 플랫폼이 생겨나고 있고 그 크기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제 계급은 그 경험과 정보를 가공하는 힘과 차단할 수 있는 권력으로부터 생겨날 것이다.

확장된 기회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게 되고 그 동력이 사회를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공유경제는 미래지향적이다.

개인적으로 경험의 소유, 소유의 경험을 어떻게 만들 것이며 어떻게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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