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가시가 목에 걸렸다

픽션입니다

by 랩기표 labkypy

생선을 먹다가 목에 가시가 걸렸다. 밥을 삼켜 밑으로 내려보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더 이상 밥을 먹기 힘들어 자리에서 일어나 폴짝 뛰어보기도 했으나 가시는 여전히 목에 걸려 있었다.


하루 종일 가시는 목을 찌르고 간지럽혔다.


어디 아프냐는 동료의 질문에 나는 대답했다.

“오늘 목에 가시가 박혀서 제가 말을 제대로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집중도 잘 되지 않아서 조금 힘드네요.”


가시를 제거하는 방법을 검색했다. 밥을 먹어서 빼면 목구멍에 상처가 생길 수도 있어 하지 말라고 한다. 젠장. 식초를 먹어 물러지게 하면 좋다고 해서 얼른 마셨다. 소용이 없었다. 결국 홍보용으로 적혀 있던 글처럼 병원에 가야 할까 고민했다.


나는 그냥 하루 참아 보기로 했다.


다음날.


눈을 뜨면 없어졌을 것 같았던 가시가 그대로였다.

아침 일찍 병원으로 갔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병원에는 사람이 많았다.


“김중만 씨 들어오세요.”

호명이 되자 얼른 의사에게 달려가 상황을 설명했다.

의사는 진지하게 목구멍을 들여다보더니 수술을 하자고 한다.


“무슨 말씀이세요? 저는 그저 생선가시 하나 빼러 왔다고요.”


“네, 근데 아주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가시가 너무 커요. 그리고 제가 핀셋으로 잡을 수도 없는 위치입니다. 단단하게 박혀서 점점 목구멍 안으로, 그러니깐 내피를 뚫고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가 있나요?”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학계에서도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근데, 왜 하필… 저에게… 이런… 일단 제게 생각할 시간을 좀 주세요.”


그렇게 빠져나와 병원을 욕했다. 그러나 다른 병원에서도 진단 결과는 같았다.


수술이라니. 지난 20년간 임플란트 외에 수술을 한 적이 없었는데.


그나마 제일 믿음이 가는 첫 번째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하자고 했다. 의사는 수술을 신속하게 진행했다. 전신마취를 해야 된다니 이게 무슨 일일까. 참으로 난감했다.


*


수술이 끝나고 정신을 차린 후 의사에게 물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글쎄요… 근데 그게 가시가 아니었습니다.”


“그럼요?”


“저도 처음 본 이상한 물질이었습니다. 정말 생선을 먹다가 걸린 게 맞나요?”


“그런 것 같았는데… 분명 생선을 먹다가 갑자기 따끔해서 그런 줄 알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그전에 들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가시가 목에 있었다는 사실에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나는 궁금했다. 도대체. 왜. 어떻게. 그것이 내 목구멍에 있었던 것일까.


내가 인식할 수 없는 사이에 나를 해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에 두려웠다. 나는 그 원인을 알 수 있는 방법을 몰랐다. 그렇다면 다음에도 다시 내 목에 그 가시 같은 것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것이 아닌가. 이런 나의 물음에 의사는 자신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갑자기 정체모를 존재가 나를 주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건 아닐까. 알 수 없는 적에 대항할 방법은 없었다. 없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은 오로지 불안만 증폭시킬 뿐이었다.


이 고민을 들은 친구가 말했다.


“질문이 틀렸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치면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게 최선이야. 예상되는 리스크에 대비하고 변동성을 줄일 수밖에 없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지.”


펀드매니저다운 뻔한 소리였다. 어쩐지 나는 더욱 연약한 존재가 된 것 같아 몸이 축 늘어진 채 터벅터벅 걸으며 친구 말을 곱씹었다. 리스크와 변동성이라.. Do my best라…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바구니가 있는 정물, 세잔. 1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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