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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성 Apr 17. 2019

‘직업’을 생각하며...

오랜만에 아무 말 대잔치


1.

모처럼 푹 쉬고, ‘찜’해둔 글이랑 영화도 봤습니다. 최근에 히브리어 직역 성경을 통독 중인데, 특히 ‘욥기’가 새롭습니다. 요즘 묵상하는 말씀도 찾아봤습니다.

**
네 손이 발견하는 모든 일은 네 힘을 다해 행하여라.
이는 네가 가는 쉬올에는
일도 계산서도 지식도 지혜도 없기 때문이다.
[전도서 9:10]
**

여기서 ‘네 손이 발견하는 모든 일’이라는 구절이 저를 자유롭게 해주고 있습니다. 다른 번역본이 ‘얻는(해야 하는) 일’이라 수동적이라면, 히브리 직역 ‘발견하는’은 확실히 능동적으로 느껴져서입니다.

성령님께서 나를 지으신 체질을 아시므로, 내 속에 장착하신 아이템(달란트)을 꺼낼 수 있도록 의지를 쓰려고 노력 중입니다.


2.

그동안 저는 대체로 일을

 A. 내가 잘하는 일
 B. 나를 필요로 하는 일
 C. 내가 좋아하는(하고 싶은) 일로 구분을 했었습니다.

예전에는 늘 A만 하다가, B에 도전해도 결국은 그게 A이더군요. 즉 ‘잘하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 세상’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늘 되풀이되는 패턴 속에서 고갈되어갔습니다. 마치 마른 우물처럼요.

그래서 요즘은 C에 시간을 최대한 들이는 편입니다. 그래야 C가 A와 B가 될 테니까요.

너무 어렸을 때 어쩌다 선택한, (저의 경우에는) 알량한 전공으로 ‘얻은(주어진)’ 직업에 평생을 매이기 싫었습니다. 내게 맞는 일을 적극적으로 ‘발견하는’ 축복을 누리고 싶습니다.

이제 40대 후반이니, 앞으로 늙어갈수록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시간의 값어치는 계속 오르겠죠. 즉 허투루 (이 소중한) 시간을 쓸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3.

그래서 제게 의견을 묻는 친구들에게 (나이가 많을수록) D를 찾자고 얘기하는 편입니다.

D. 내가 도전하고(배우고) 싶은 일

‘해본 일’ 보다 ‘해보고 싶은 일’을 추구하다 보니 또 달라진 게 있습니다.
세상은 보통 뭔가를 ‘해본 사람’을 선호한다지만, 저는  뭔가를 ‘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더 매력을 느낍니다.

(원래 ‘한 우물만 파라’는 말을 끔찍하게 여겼던 터라 일반화하자는 주장이 아닙니다. 저는 그냥 그렇다고요.)

아! 쓰다 보니 정리가 됩니다.

‘열정과 호기심.’

그렇군요. 요즘 제가 여기에 관심이 있나 봅니다. 암튼 또 생소한 장르의 글에 도전 중인데 참 행복합니다. 잘 살고 있다는 안부를 전하려다 길어졌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흑석동 중앙대학교 옆 ‘슬로우 카페’에 걸린 이요셉 작가의 작품. <go s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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