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높은 곳에서 맞닥뜨린 배신은 인생 최고의 기회로 전환
마흔은 인생의 가장 역설적인 시기입니다.
20대의 '불안정한 열정'이 사라진 자리를 40대의 '안정된 공허'가 채웁니다. 사회적으로는 성공의 정점에 도달하여 안정적이지만, 내면에서는 "과연 이게 내가 진정으로 원했던 삶인가?"라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되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12년간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며 연매출 6천억 원 글로벌 브랜드의 수석 디자이너까지 올랐어요. 억대 연봉, 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 누가 봐도 성공한 삶이었죠.
그런데 회사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던 바로 그때, 갑작스럽게 퇴사 권고를 받았습니다. 37살이었어요.
마치 높은 곳에서 누군가 저를 시커먼 밑바닥으로 밀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회사를 위해 치열하게 최선을 다해 살아왔는데 이게 그 결과라고? 당시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어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새로운 수석 디자이너의 연봉은 제 연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더군요. 연봉이 제 가치를 반영한다고 생각했는데, 회사에게 중요한 것은 순전히 효율성이었나 봅니다.
그 순간 깨달았어요. "회사에서 아무리 헌신해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 있다"는 것을요.
1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그때 생각했던 최악의 사건이 인생 최고의 값진 기회였었다는 걸 이제야 이해했습니다.
배신감과 분노의 감정으로 어떤 회사를 가든 최선을 다할 자신이 없었어요. 운 좋게 다른 회사에서 임원 제안도 받았지만, 창업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었어요:
"남들이 부러워하는 이 직함을 내려놓으면, 나는 과연 누구인가?"
"지금처럼 10년을 더 살면, 정말 이 지루함 속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
"새로운 도전을 하기엔 너무 늦은 것이 아닐까? 모아둔 돈을 잃으면 어쩌지?"
괴롭고 힘든 시간이었죠. 그때 알았더라면 그 괴로움의 시간을 좀 더 줄일 수 있었을 겁니다.
지금 보니 그 절망적인 순간이 제게 '황금 레버리지'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음을 깨닫게 해 준 전환점이었어요.
마흔의 인생 2막 설계는 20대 초기 직장인의 창업과는 시작점이 다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창업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창업 7년 이내 신생기업의 연령별 분포는 50대(33.5%), 40대(32.9%)로 중장년층이 전체의 66.4%를 차지합니다.
왜 40-50대가 창업을 주도할까요?
바로 20-30대보다 유리한 돈과 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의 레버리지를 보유하면서도, 60대보다 훨씬 열정적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흔이 창업의 골든타임"이라는 현실이 바로 이 황금 레버리지에서 나오는 것이에요.
황금 레버리지는 단순히 '모아둔 돈'이 아닙니다. '리스크를 줄이고 자율성을 확보하는 힘'을 가진 세 가지 핵심 자본의 총합이에요.
설령 경제적 자본이 부족하더라도 나머지 두 자본은 마흔까지 자연스럽게 축적됩니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자율적인 선택, 즉 진정한 자유입니다. 억지로 해야 해서 하는 것이 아닌 하고 싶어 하는 그런 선택의 자유요.
직장인으로 10~20년 경력을 가지고 있다면 회사를 다니며 확보된 자산이 있어요.
사업을 하면서 발견한 직장인의 가장 큰 장점이 매달 따박따박 들어오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월급'임을 깨달았습니다.
돈이 있다는 것은 다음 3가지를 갖추었다는 의미입니다.
시간과 안전을 구매할 수 있는 실질적 자산
모르는 영역을 전문가에게 위임할 수 있는 여유
실패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안전망
물론 그 돈을 얼마나 잘 관리했느냐는 또 다른 얘기일 수 있어요. 억대 연봉을 받았던 저였지만 패션 산업에서 일하며 철저하게 소비자의 삶을 살고 있었거든요. 디자이너 옷, 신발, 가방, 주얼리 신상을 끊임없이 사고, 여행과 먹고 마시는 소비를 많이 했어요. 결국 제게 남은 것은 ETF에 투자했던 5천만 원과 1년 동안 생활할 수 있는 생활비가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시작하는 데는 충분했어요.
제 첫 창업의 시작은 5천만 원 창업 자본금, 6개월 생활비 (조급해하지 않을 자금), 1등급에 가까운 신용도를 바탕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난 쌓아놓은 자산이 없는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자산이 없는 마흔에게: '스스로 레버리지 구축하기'
연봉 7,000만 원을 벌어도 저축하지 못하고 소비에 집중한 마흔은 경제적 자본(머니 레버리지)이 제로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험 자본의 인정하기!
지난 20년간의 경력(예: 금융 전문가, 영업 전문가)에서 얻은 노하우와 지혜는 여전히 가장 강력한 레버리지입니다. 이 노하우를 '상품화'할 수 있습니다.
인적 자본의 발굴로 여전히 대체가능해요!
돈을 쓰지 않았더라도, 신뢰와 인간적인 관계를 통해 형성된 인적 네트워크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2막 시작 시 이들에게 솔직하게 도움을 요청하여 시간적/금전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10% 저축하세요!
'시간을 살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월 소득의 최소 10%를 강제적으로 저축하여 머니 레버리지를 지금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직장을 다니며 좋든 싫든 특정 산업에서 쌓은 실무 지혜가 있어요.
노하우와 지혜는 그 어떤 자산보다 값지고 대체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새로운 분야를 '0'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경험을 새로운 기술과 융합하여 차별화된 전문성을 만들 수 있거든요.
제 경우를 예로 들어볼게요. 12년 경력의 수석 디자이너로서 가장 마지막 직장은 연매출 6천억 원이 넘는 럭셔리 브랜드에서 5년 동안 일했어요. 일한 지 3년째가 되던 해는 회사 창립이래 역대 최고 매출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며 배웠던 것들은 사업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었죠.
럭셔리/프리미엄 브랜드 경험 → 고객 타기팅과 시장 포지셔닝 전략
시즌별 디자인 총괄 기획 → 체계적인 상품 구성과 가격 정책
테크니컬 팀 관리 경험 → 제조 프로세스 최적화
크리에이티브 디렉션 역량 → 브랜드 아이덴티티 완성
이미 산업의 생태계와 특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가장 강력한 힘이 되었죠.
당신도 분명 있을 겁니다. 회사를 다니며 진행한 수많은 프로젝트와 일을 하며 잔뼈가 굵은 전문영역이요.
이렇듯 20대에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가면 모든 것이 처음이지만, 40대는 '무엇이 중요한지'를 압니다. 어떻게 움직이고 예측되는 문제들이 무엇인지도 이미 알고 있어요.
그 경험은 AI로도 절대 대체될 수 없는 가장 소중하고 강력한 자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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