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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샘 Oct 29. 2019

[영영소개] 6, 브이 포 벤데타와 가이포크스데이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 해야 한다

[영영소개] 6, 브이 포 벤데타(2005)와 가이 포크스 데이

영국에서는 11월 5일만 되면, 아니 그 열흘전부터 동네 여기저기서 폭죽을 터트리며 불꽃놀이를 한다. 이른바 ‘가이 포크스 데이(Guy Fawkes Day)’라는 날로 영국에서는 특별한 기념일이다. 1603년 영국 튜더왕조의 마지막 왕인 엘리자베스 2세가 후손이 없이 처녀왕으로 죽자, 왕손의 혈통을 찾아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6세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통합왕이 되어 스튜어트 왕조를 열면서 제임스 1세로 즉위한다. 제임스 1세도 신교인 영국 성공회를 지지하게 되면서, 카톨릭 신자들은 점점 위축되면서 불안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1605년 국왕을 암살하고 다시 카톨릭계를 다시 왕좌에 올리려는 카톨릭의 비밀 결사조직이 결성된다. 그들은 영국 의회의 개원일에 맞추어 의회를 폭파하고 국왕을 암살하고자 웨스트민스터 의회 지하에 다량의 화약을 숨겨 놓고 기회를 보고 있었다. 그 중 가이 포크스는 당시 의회 지하에 숨어서 화약에 불을 붙이려다 내부고발자에 의해 음모가 들통나면서 체포되었던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는 개신교도였지만 그가 8살 때 사망하고, 어머니가 카톨릭 신자와 재혼하면서 가이 포크스 역시 개종하여 열열한 카톨릭 전사가 되었었다. 체포된 그는 국가반역죄로 유죄판결을 받고 이듬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런데 이 날을 신교도 입장에서는 국가 반역을 막고 반역자를 엄단한다는 의미에서 11월 5일을 감사절로 정하고 불꽃 놀이를 하게 되었는데, 카톨릭에서도 가이 포크스를 기리기 위해 불꽃 놀이를 하면서 신교, 구교 할 것 없이 영국인 모두가 전국에서 즐기는 축제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가이 포크스 사건후 꼭 400년에 되는 해에 만들어진 ‘브이 포 벤데타 (V for Bendetta, 2005년작)’ 이다. 미래의 3차 세계대전으로 핵전쟁이 일어난 후인 2040년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가상의 영화이다. 영국 정부에서는 지도자와 피부색, 성적 취향,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이들은 ‘정신집중 캠프’로 끌고간 후 행방불명되게 만들고, 거리 곳곳에 감시카메라와 녹음장치가 설치되 강력한 통제를 하는 사회를 만든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여기에 적응되어서 세상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평온한 삶을 유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이비(나탈리 포트만 분)라는 소녀가 위험에 처하자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쓴 V(휴고 위빙 분)라는 이니셜로만 알려진 의문의 사나이가 나타나 그녀를 구해준다. 브이는 생체실험을 당하면서 엄청난 운동신경과 반사신경을 가지게 되지만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용소에 화재가 발생하여 모두 불타고, 화상을 입은 브이만 살아남게 되었던 것이다. 이후 악을 응징하는 브이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모아 폭력과 압제에 맞서 싸우며 세상을 구할 혁명을 계획하고 있었다. 브이로 인해 진실을 깨달아 가는 이비는 브이의 혁명에 동참하게 된다.

카이 포크스는 영화 첫 장면에서 소개되는 인물이자, 브이가 쓴 가면의 주인공이다. 가이 포크스가 살았던 17세기 영국에서도 종교적, 정치적 이유로 국민들에 대한 탄압이 자행되었었다. 그래서 가이 포크스는 권력과 불의에 대항하는 저항의 아이콘이 되었다. 특히 이때의 저항은 엘리트에 의한 탑다운 개혁이 아니라 우리 모두 참여하는 보텀업 방식의 변화를 뜻한다. 그래서 저항의 의미를 깨닫고 변화한 이비는 물론 수많은 시민들이 권력에 대항하기 위해 브이의 가면을 쓰고 거리로 나와 혁명을 이룬다. 영국 트라팔가 광장에서는 아직도 브렉시트를 비롯한 수많은 이슈를 가지고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또 다른 혁명을 이뤄가고 있다. 물론 이제는 우리나라의 거리 혁명이 더 유명해졌지만.. 사족으로 벤데타는 스페인어로 ‘피의 복수’를 뜻한다.

실제 영국 가이포크스데이 불꽃놀이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는 수많은 명대사가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 해야 한다!”


* 브이 포 벤데타 예고편

https://www.youtube.com/watch?v=lSA7mAHo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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