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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 Jul 19. 2021

나를 사랑하게 된 미운 아기오리

feat.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인연이 연결고리가 되어...

*** 미운 아기 오리가 좋은 인연을 만나 자신의 출생과는 상관없이, 스스로의 능력을 키워 원하는 미래를 만든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편견 없이 제자를 사랑과 옳은 가르침으로 바라봐 주는 진정한 선생님이 곁에 있었다면 어떻게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기분좋은 상상을 해 보았다. 



우아한 백조 선생님 안녕하세요?

항상 미운 꽥꽥이로 놀림받던 미운 오리예요.

처음으로 대형 무대에서

백조의 호수 전 세계 실시간 생중계 공연을 마치고

선생님이 가장 먼저 떠올라 이렇게 펜을 들었어요.

선생님께 제가 얼마나 감사하고 또 감사한지 모르실 거예요.

선생님이 안 계셨다면 아마 저는 이 자리에 없었겠죠.

남들의 시선대로 스스로를 미워하기만 하는 오리로 살았을 거예요.  


저는 어린 시절,

못생기고 유난히 남들보다 큰 덩치로 인해

형제들로부터 놀림과 무시를 당하고,

유일하게 제 편이셨던 어머니

나중에는 저를 볼 때마다 불편해지는 마음 때문이신지

점점 관심을 가져 주시지 않았어요.

항상 외롭고 심심해서

빨리 학교에 가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난생처음 간 학교에서도 같은 반 친구들은

저를 덩치가 크고, 못생겼다며 놀리고 괴롭혔어요.


음악 조별 발표 시간에 친구들로부터 외면당하고

혼자만 아무런 파트도 맡지 못했었는데

선생님은 제게도 기회를 주셨지요.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중요한 말씀을 모두에게 강조하시면서요.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제가 못생긴 꽥꽥이가 아니라,

노래를 잘하는 꽥꽥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어요.

그때 제게도 재능이 있다는 것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기회를 주신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그때 이후로 꾸준히 음악적 가르침으로 함께해 주셔서

지금의 저로 성장할 수 있었어요.

과거의 저는 뾰족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많은 시선들 때문에 항상 외롭고 슬펐어요.

그냥 저는 태어날 때부터 외모가 못생기고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미움을 받아야만 한다는

사실이 힘들었어요.

내가 잘못한 일은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항상 모든 게 원망스럽고 제 자신이 싫었어요.


하지만 선생님을 통해 노래의 재능을 발견하고,

노래할 때 기쁨이 차오르는 경험을 한 뒤부터

제 스스로가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노래를 더 잘하려면 목소리 관리뿐만 아니라,

몸의 건강도 중요하다는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운동도 시작할 수 있었지요.

오리 체육관에 등록하여 운동을 하면서 저는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친구도 만날 수 있었어요.

함께 운동을 하던 그 친구들은

저를 외모로만 평가하지 않고

제가 가진 장점을 바라봐 주는 친구들이에요.

언제나 더 잘할 수 있다고 응원해 주고,

제가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주는 친구들이에요.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체육관에 가게 되고

이렇게 소중한 친구들까지 만나게 돼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제가 무언가에 도전해 보는 일은 없었겠지요.

감사한 일을 찾지도 못했을 거예요.

아마 ‘어차피 난 안 돼. 못할 거야’라며

시도도 해 보지 않고 포기했겠죠.

백조의 호수 오디션도 마찬가지였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예쁘기로 소문난 백조들도 도전하는 오디션에

가 과연 붙을 수 있을까 엄두도 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선생님은 할 수 있다고 끊임없이 용기를 주셨고,

실력을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셨죠.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매일매일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선생님과 사랑하는 친구들의 응원으로

에너지를 충전받으며

저는 누구도 아닌 스스로 제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오디션 날,

우아하고 저와는 비교도 안 되게 예쁜 백조들 사이에서

예전과 다르게 저는 하나도 움츠러들지 않을 수 있었거든요

고객을 푹 숙이거나, 스스로 ‘안 될 거야’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동안 스스로 후회 없이 열심히 노력했다는 사실이

저를 당당하게 만들어 주었고,

항상 응원해 주는 선생님과 친구들의 응원이 떠올라

잘 해낼 수 있겠다는 확신도 들었어요.

이전과 다른 마음의 변화에 저도 놀랐어요.

결국 저는 합격이라는 말도 안 되는 결과를 이루어냈죠.


제가 합격을 하자 그제서야 저를 괴롭히던 오리들,

무시하고 관심도 없던 가족들이

저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참 미웠어요.

저를 있는 그대로 봐주지 않고,

저의 외양이나 결과물만으로 판단한다는 사실이.


하지만 선생님의 말씀대로 미워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해요.

제게는 꿈이 생겼고, 저를 좋아해 주는 친구들이 있고,

항상 아낌없는 조언을 해 주는 선생님이 계시니까요.

언제나 제게 큰 힘이 되어 주시고, 어린 시절부터 마음이 아픈 저를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이번 공연 일정이 끝나면 찾아뵈러 갈게요.

그때까지 언제나 건강하세요 선생님.

PS - 아! 선생님, 그리고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어요. 제게도 백조의 피가 흐른대요!!

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다가 제 유전자에 백조 유전자가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러니까 제가 원래 백조였다는 사실이에요.

의사 선생님이 그러는데 저는 조금 특이한 케이스래요.

백조 유전자를 갖고 있지만 제 외모가 백조가 아니잖아요. 아마 유전자적 특이성으로 인해 백조와는 조금 다른 외모로 태어난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꼭 저를 실험 대상으로 삼고 싶어 하는 반짝이는 눈빛이었지만 저는 공연으로 바쁘다며 빨리 병원을 빠져나왔어요. 제가 이전에 선생님처럼 예쁜 백조가 되고 싶다고 성형 수술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던 것 기억하시나요? 그런데 이제는 제가 백조로 태어났든 그렇지 않았든 중요하게 생각이 안 들어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고도 신기하게 담담해지더라고요. 제가 노력한 과정과 시간들이 저는 너무도 소중하거든요. 저를 만든 건 오로지 태어난 이후에 노력과 소중한 인연 덕분이었어요. 무엇으로 태어났든 이제는 중요하지가 않아졌어요. 정말 제가 스스로 좋아졌다는 이 사실이 너무 감사해요.

아시죠 제가 얼마나 자존감이 낮았었는지.

이 모든 게 선생님께서 올바르게 가르쳐 주신 덕분이에요~!!

이제 진짜 이만 줄일게요.

곧 만나 뵈러 갈게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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