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5) 사유의 돌파력

질문이 나오게 만드는 생각과 경험

by Khan KIM


질문 : 조각가의 노련한 정(丁)질


생각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사유의 돌파력’이 중요하다. 사유의 돌파력은 나 자신에게 질문을 계속 던지고 답을 하나하나 해 나가는 과정을, 더 이상 질문거리가 없을 때까지 끝까지 밀어붙이는 능력이다. ‘사유의 돌파력’이 강한 사람은 어떤 문제가 주어지더라도 문제에 합당한 해결책을 빠르게 조각하여 제시한다. 여기서 던지는 [질문]은 조각가가 노련하게 다루는 정(丁)과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질문 세트가 정교하고 막힘이 없을수록, 해결책 또한 정교하고 빠르게 도출된다.


질문은 어디서 나오는가 : 생각과 경험


그러면 도대체 무엇을 길러야 적절한 질문들을 정교하고 막힘이 없이 던질 수 있을까? 내 생각에 그 첫째는 생각이요, 둘째는 경험이다.


가령 제주도를 자전거로 한 바퀴 돈다고 생각해 보자. 자전거로 하루에 몇 km이동할 수 있고, 어디어디 즈음에서 밥을 먹을 수 있고 숙소는 어디로 할 것인지 '생각'을 빈틈없이 전개하면서 질문을 떠올리고 그 질문에 답하면서 정보를 수집하면 빈틈없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만약 과거 제주도 자전거 여행 '경험'이 있거나 경험이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더욱 수월하다. 자주 비가 오니 우비를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서귀포 구간은 언덕이 심하니 시간과 체력을 미리 안배해야 한다는 경험에 바탕하여 무엇이 준비되어야 하는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이렇게 생각과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준비하면, 이제 그 질문에 하나하나 답을 해나가 보면 된다. 그러면 최선의 결과를 얻게 된다. 대답보다 질문을 보고 지능을 안다는 말처럼, 생각과 경험에 바탕한 질문지 구성이 일의 처음과 끝, 품질과 결과를 좌우한다.


세밀한 사전구비, 사후보완


결국 ‘사유의 돌파력’을 발휘하기 위하여는,


첫째로, 생각을 끝까지 연장시켜 질문을 짜내는 수밖에 없다. 생각의 단초부터 결과를 도출하는 단계까지 단계별로 꽂아넣을 질문 프로세스를 준비해 놓고 있어야 한다. 살다 보면 의외로 사전에 생각을 안 해놓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질문을 할 수가 없고 사유도 뻗치지 않는다. 의식적으로라도 세밀하게 생각을 뻗쳐 질문을 던져보고 그에 대한 답을 얻어내야 한다. 그러면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둘째로, 사후에 질문들을 보완하여 이를 바탕으로 이후 유사시 대처할 수 있는 경험을 몸과 마음에 쌓아야 한다. 경험을 쌓은 다음에는 곧바로 놓치지 않고 나중에 다시 떠올릴 수 있도록 따로 정리해 두어야 한다. 그러면 더 쉽고 빠르게 질문의 목록을 구성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과 경험을 동원하여 최적의 질문을 하고 답을 얻는 것, 나는 이것을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은 치열하게 경험은 두텁게


그러나 결과도 그렇거니와 사태가 내 마음대로 풀려 나가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순발력으로 그때그때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헤쳐나가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치열하게 생각하고 두터운 경험을 쌓아라. 그러면 세상에서 살아낼 무기를 갈고닦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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