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 (2010, 윤성현)
파수꾼엔 삼총사가 나온다.
하지만 우정의 핵심은 두 명이다. 한 명은 변수다.
기태의 배경을 알고 그보다 더 육체적으로 강한 동윤만이 기태가 진정한 친구로 여길 수 있다.
나를 모르면 이해받을 수 없고, 나보다 약하면 이득을 위해 기어드는 탓에 기태에겐 친구가 없다. 주먹 외에는 다른 방법으로 이해받거나 상생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과시하고 싶어 한다. 왜 그러냐는 질문에는 관심이 좋기 때문이란다.
어머니가 없어서 외로운 기태는 공허하다.
그들이 모여노는 장소가 기찻길인 것은 위험한 그들의 상태를 나타내는 듯하다. 기차가 올 때 피하면 되지만 피하지 않는다면?
셋이던 풍경은 둘로 하나로 줄어든다.
하지만 눈물로 열어젖힌 마법 같은 순간에 그들은 잠깐 다시 둘이 된다.
야구 선수가 된 상상을 하는 기태. ‘어때 내가 최고지? 내가 최고지?’
이제 그는 친구의 마음을 안다. 위로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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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계의 전설이라는 파수꾼에는 흡입력 있는 소재와 폭력성만으로 구성된 드라마가 아니다.
그들의 치밀한 관계성을 단단히 적립하는 감정적인 묘사가 뛰어나다. 조명을 이용한 장면 연출이 뛰어나고 핸드핼드를 적극 이용한 촬영덕에 현장감과 불안함또한 충실하다. 거울을 이용한 인물의 빈자리를 표현하는 방식도 인상적이다.
플롯으로는 사건의 서사를 정방향과 역방향을 동시에 좁혀가는 과정이 기태의 처지를 더욱 애절하게 강조한다.
이 모든 연출을 생생하게 만들어주는 박정민과 이재훈의 연기는 지금보다도 생명력이 있다.
특히 이재훈 배우는 이때의 모습이 마치 그의 삶인 듯 순수해 보이기까지 한다.
반면 동윤을 연기했던 서준영 배우는 다소 떠있는 듯한 연기를 보여주는데, 묘하게도 이런 점이 이 영화를 더 생생하게 만들어주는 지점이 있다.
앞선 두 배우가 극적인 완성도를 높여준다면 동윤의 연기는 다소 중심에서 엇나가있는 (문/이과로 나뉜 탓에 홀로 다른 반이 되어 사건에서 계속 뒤따르는 존재가 되는 것과 같이) 느낌을 주는데 극후반으로 갔을 때 그의 감정적 몰입상태는 전문 연기자가 보여주는 극한감정의 묘사가 아닌, 실제로 그런 통증의 몰입을 조절할 기술이 없는 채로 몸을 내던져 만들어낸 상태 같은 사실감이 있다. 그렇기에 되려 마지막 순간에는 그의 연기가 이 영화의 여운을 더욱 쓸쓸하게 만들어주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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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앞에 두고 착한 눈으로 갈아 끼우는 고등학생들과 그들끼리는 난폭한 야생이 되는 순간을 박정민의 날카롭고 미운 눈매로 보니 대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