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훈 Mar 21. 2018

추락을 두려워하지는 말아라

추락을 두려워하지는 말아라

- 방훈

.

.

.

.

.

낙동강변

몇 해 전인가

이 곳으로 황새 떼가 날아 왔던 적이 있었단다

또 몇 해 전이었던가

백조 비오리 청둥오리 등 새떼들이

날아와 월동을 했었단다

그러나 지금은

이곳으로 철새들이 날아오지 않는단다


이 곳의 마지막 철새일지도 모를

흑두루미만이

조금 날아와

겨울 낙동강변에 머무르고 있단다


새들 떠나 버린 강

우리네 삶처럼

상처를 입고

하루하루 죽어 가고 있는 쓸쓸한 강

그러나 강은

하루도 쉬지 않고 자기 몸을 단련시키며

저 멀고 먼 바다로 흘러가고 있단다


친구야

날자

날자꾸나 우리들의 상처입은 강을

추락을 두려워하지는 말아라

추락을 두려워하는 새는

영원히 날지 못하리라


그리하여 보아라

상처 입고 죽어 가는 강이

새벽바다에 가서

어떻게 살아나는가를

우리네 지친 삶들이

이 세상을 살면서

어떻게 일어나야 하는지를



매거진의 이전글 그 강변에 서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