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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Mar 26. 2018

사월에

사월에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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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진달래 핀 봄길을 따라 

유형의 섬으로 떠나갔습니다


그대가 그 섬으로 떠난 후에

그 길가에는 진달래꽃이

몇 번인가를 피고 지는 

피고지기를

되풀이 했음에도

그대가 유형의 섬으로 떠나면서 남겨 놓은

그대의 큰 그림자는

어떤 천형의 문신보다도 더 짙게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바람이 불고

장대비가 내리고

세월의 거친 파도가 지나갔건만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선명해져 갑니다


해마다 그대 그 먼 섬으로 떠나간 

사월이 돌아오면

시린 가슴을 어찌할 줄 몰라

그대 떠난 그 진달래 핀 봄길에 서서

가슴 밑바닥에서 부터 솟구쳐 오르는

까닭 모를 

슬픔 때문에 

아픔 때문에

몸을 떱니다


그대를 생각하며 

사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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