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에서 수부는 1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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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으로 시달리던 포구에서
늙은 수부를 이른 새벽에 만난다
수부는 그 어느 누구보다도 먼저 일어나 무동력선 목선을 타고
무인등대를 지나
아직은 어둠이 머물고 있는 새벽바다로 출항한다
수부를 적재한
늙은 수부의 생처럼 낡은 목선은
어부의 키보다 훨씬 높이 치는
겨울과 겨울 사이를
파도와 파도 사이를 달려
어둠을 딛고 설 겨울바다로 나아간다
나간다
겨울바다에서 수부는
어둠을 딛고 설
우리 인생의 바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