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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Mar 31. 2018

이 도시에도 아마존이라는 정글이 있다

- 방훈

이 도시에도 아마존이라는 정글이 있다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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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주 가끔 기쁨도 주었지만 
결국에는 
슬픔만 안겨주었던 세상, 


죽는다고 해서 
별로 억울할 것도 없는데 
어쩌면 안식을 얻을 수도 있는데 
그렇지만 아직은 아닌데 
아직은… 


불길이 치솟아 
자기의 몸을 태워도 
지울 수 없던 것은 
아직은 어린 아이들 얼굴이었다. 


두 눈이 다 타버리고 
온몸이 다 타버려 
한 줌의 재가 되어서야 
아이들 얼굴을 
지울 수 있었다.




- 시작노트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 사건은 2001년도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그리고 그 때 이 사건을 보면서 썼던 글이었다. 그런데 그 때보다 우리들의 삶은 얼마나 행복해 진 것인지…… 

성남의 아마존이라는 단란주점에서 불이 나 7명의 사람이 죽었던 사건이 있었다. 그 중에서는 아마존에서 일하던 6명의 여종업원도 포함되어 있었다. 여종업원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았다. 그리고 그 중에 4명은 자녀를 둔 가정주부였다. 남편을 잃었거나 이혼을 한 뒤에 혼자 아이들을 키워가며 어렵게 세상을 살아가던 여자들이었다.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키우기 위해, 아이들과 세상을 살아가기 위하여 이것저것 해보다가 결국 별다른 기술이 없어 수입이 조금 많다는 술집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나이가 있기에 고급 술집도 아니고 변두리 도시의 단란주점이었다. 그러다 그 좁은 공간 안에서 불이 나 타 죽었다. 

말하기 좋아하는 누구는 말할 것이다. 그 많은 일 중에 술집이냐고, 문제가 있는 여자들이라고, 허나 그 여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쉽게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자기의 팔다리라도 잘라 생계를 이어가고 싶은 처절한 마음을, 막판에 내몰린 사람들의 절박한 마음을 함부로 매도하지는 못할 것이다. 나는 이제 그 여자들이 이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해방되어 안식을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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