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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Mar 31. 2018

결코 내 자신이 될 수는 없으리라

- 방훈

결코 내 자신이 될 수는 없으리라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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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일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내가 남들과는 다른 고독을 품고 
남들과는 다른 것으로 
절망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진정 세상에서 
자기를 잃어버리지 않고 살고 싶다면 
세상에 모든 것들과 어울려 살되 
또한 세상의 그 모든 것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라 

아무리 친하다한들 친구는 친구일뿐 
아무리 사랑한다한들 연인은 연인일뿐 
아무리 존경한다한들 스승은 스승일뿐 
아무리 믿는다한들 신은 신일뿐 
결코 내 자신이 될 수는 없으리라 

살면서 곁에 
친구와 연인 그리고 스승과 신을 두되 
적당한 거리를 두며 
세상에 서 있어라 

진정 세상에서 
자기를 잃어버리지 않고 살고 싶다면 
세상과 어울려 서 있되 
저 들녘의 나무처럼 홀로 서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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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 칼릴 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어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칼릴 지브란 1883 - 1931

그는 레바논 북부에서 출생했다. 가난과 터키의 폭정에 시달리게 되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그러나 미국에서 어머니와 누나, 형이 결핵으로 죽고 누나와 단 둘만 남게 되었다.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보스턴의 한 출판업자의 도움으로 북디자이너로도 일했다. 초기 작품들은 대부분 아랍어로 씌어진 산문시들과 희곡작품들이다. 영어로 작품을 쓰기 시작하여 1923년, 20년간의 구상을 거쳐 완성한 원고를 출판하기로 결심하는데, 그 작품이 바로 영어로 기록한 산문시 「예언자」이다. 독신으로 지내며 예술활동에만 전념하면서 늘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주장하고, 레바논의 종교적 단합을 호소했다. 평소 타국살이의 외로움을 알코올로 달래다가 건강을 해쳐 뉴욕의 성 빈센트병원에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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