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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May 09. 2018

봄날, 그 나무 아래에서

- 방훈

봄날, 그 나무 아래에서 

- 방훈 






봄이 왔건만 

등으로 전해지는 차가움이

용기를 좀 먹고 


두려움은 온몸으로 퍼져 

달빛에 떨고 있는 

가지만 남은 문배나무에 걸려 

봄인데도 더욱 춥게 한다


어린 새싹도 자라 

잎이 되어 세상을 푸르게 장식하건만 

나의 싹은 

가지만 남은 나무처럼 

아직 돋아나지도 못하고 있다 


앙상한 가지 사이로 

바람이 휑하니 빠져 나가고 

나의 마음에서도 

바람이 바람 되어 

앙상한 뼈 사이로 빠져 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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